「안기부 예산 선거자금 지원」사건으로 구속기소된 김기섭 전 안기부 운영차장은 3일 서울지법에서 열린 3차 공판에서 『안기부 관리계좌엔 예산과 이자, 불용액이 섞여 있고, 구 여권에 지원한 1200억원엔 예산 이외에 불용액과 이자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이는 그가 검찰 조사에서 『구 여권에 지원한 자금은 95년 예산에서 빼냈고, 그 부족분을 이자수입과 이월금으로 대체했다』고 진술했던 것과는 다소 차이가 나는 것이다.
김 전 차장은 『그동안 「예산을 빼내 지원했다」고 말한 것은 안기부 예산에서 이자와 불용액이 생긴다는 것을 밝히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선거자금으로 1200억원을 지원한 것도 축적된 이자와 불용액을 믿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변호인측이 검찰에 『피고인이 횡령한 돈이 정식 예산인지, 이자나 불용액인지를 밝혀달라』고 요구하자, 검찰은 『정식 예산에서 횡령한 것으로, 자금원이 국고수표였다는 것을 입증하는 계좌추적 자료를 추후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김 전 차장은 그러나 검찰이 『특수활동비 등의 명목으로 예산에서 빼낸 뒤 나중에 이자나 불용액으로 충당한 것 아니냐』고 추궁하자, 『돈 인출 지시를 받은 안기부 실무자들이 처음부터 이자나 불용액을 가져왔는지, 아니면 나중에 충당했는지는 모르겠다』며 확답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