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김재박 감독-삼성 김응용감독-두산 김인식 감독-해태 김성한 감독-한화 이광환 감독-SK 강병철 감독-롯데 김명성 감독-LG 이광은 감독(왼쪽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직업군으로만 따지면 대통령 다음으로 희소가치가 높은 프로야구 감독. 4천만 인구중 고작 8명밖에 없으니 여간 매력적이지가 않다. 그러나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걷는 승부의 세계에 살고 있는 그들은 너나없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 밤잠을 설친다.

올해는 이광환 한화 감독이 5년만에 현장에 복귀했고, 스타플레이어 출신의 김성한 감독이 친정팀 지휘봉을 잡았다. 여기에 한국시리즈 'V9'을 일군 김응용 감독이 삼성으로 자리를 옮겼다.

새롭게 얼굴을 내민 감독은 그만큼 의욕이 넘치고, 기존 감독들은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총력을 다할 전망. 전략과 전술이 분명이 다른 8개팀 감독들이 펼칠 2001시즌 명승부를 기대해본다.

▲한일은행 대 비 한일은행

한때 '프로야구=해태'라는 등식이 있었던 것처럼 한일은행은 60∼70년대 실업야구의 맹주. 세월이 흘러 현재 프로야구 감독중 4명이 한일은행 출신들이다. 맏형격인 김응용 삼성 감독을 비롯해 김인식 두산 감독, 강병철 SK 감독, 이광환 한화 감독 등.

여기에 비록 명부에서는 빠졌지만 김성한 감독도 동국대 4학년 때 한달간 한일은행 촉탁사원으로 월급까지 받았으니 '비주류 감독'들로부터 시샘을 받기에 충분하다. 사석에서 '호형호제'하는 한일은행 출신 '주류'와 '비주류'의 불꽃튀는 신경전을 지켜보는 것도 재밌겠다.

▲40대,50대,60대의 자존심 싸움

프로야구가 20세의 청년으로 성장하면서 어느덧 감독들의 연령분포도 다양해졌다. 김응용 감독이 호적나이로 꼭 60세(실제는 62세)가 되면서 40대 3명, 50대 4명, 60대가 1명.

김재박 감독(47)과 이광은 감독(46)이 40대의 주류고 김성한 감독(43)이 막내. 여기에 맞서는 50대는 강병철 감독(55), 김명성 감독(55), 김인식 감독(54), 이광환 감독(53).

패기와 의욕이 넘치는 40대와 노련한 50대 감독의 자존심 싸움은 이제 60대의 김응용 감독이 등장하면서 새로운 구도가 전개될 전망. 지난해에는 김재박 감독의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40대의 한판승. 따라서 올해는 50대와 60대 감독의 반격이 기대된다.

▲프로야구 출신 대 실업야구 출신

실업야구 출신 감독들이 프로에서 가르쳤던 제자 3명이 스승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김재박 이광은 감독은 실업야구를 거쳐 프로에서 맹활약했고, 김성한 감독은 순수 현역출신.

장단점은 분명히 다르다. 프로세계를 몸으로 체험한 감독들은 선수들과 호흡을 잘 맞출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고, 실업야구 출신의 고참감독들은 연륜에서 우러나오는 통솔력이 뛰어나다.

누가 '가을잔치'의 주인공이 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 김재박 감독이 프로야구 출신의 선두주자로 떠오르고 있지만, 김응용 강병철 김인식 이광환 감독 등 실업야구 출신 감독 4명도 모두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궈낸 백전노장들이어서 결코 호락호락 물러서지는 않을 전망이다.

〈 권정식 기자 js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