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포츠 '추억의 메카'인 장충체육관이 장터로 변해가고 있다.

장충체육관은 지난 62년 건립이후 농구를 비롯한 대부분의 실내경기를
치러내 국내스포츠의 총본산이자 산실 역할을 해왔으나 최근들어 서울시
체육시설관리사업소의 파행적인 운영으로 본래의 기능을 상실한채
상인들이 들끊는 시장바닥으로 전락해 버렸다.

장충체육관이 이처럼 참담한 실정으로 전락한 것은 운영을 비롯한
흥행권이 전문 용역관리업체인 테크 프롬으로 넘어간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서울시는 지난 1999년 9월1일 체육관 운영사업자를 입찰에 붙인 끝에
7227만원이라는 이해할 수 없는 금액에 운영권을 테크 프롬에 넘겼다.

잠실 종합운동장이라는 대규모 시설을 관리하는 것만도 힘겨운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장충체육관까지 관리 운영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게 그 이유였다.

이에 따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리게 돼 있는 모든 경기는 서울시가 아닌
테크 프롬이라는 사설 개인회사의 일정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상황이
되버렸다.

장충체육관에서 대회를 치르려는 각종 경기단체들도 종전과는 달리
테크 프롬을 찾아가 어렵게 '사용허가'를 받아내야 하는 것은
물론. 이렇게 되자 장충체육관은 스포츠 경기보다는 패션쇼나 공연,
심지어는 중고의류판매 등 체육관 본연의 역할과는 거리가 먼 일과성
행사들이 주로 열리는 장소로 전락해 버렸다.

그러나 장충체육관의 운영권을 갖고 있는 테크 프롬측은 "테크 프롬이
정당한 입찰을 통해 체육관의 운영권을 서울시로부터 취득한 만큼 우리
회사의 일정대로 체육관을 운영하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60년대 중반 '박치기왕' 김 일의 활동무대였고 한국 최초의 프로복싱
세계챔피언 김기수가 이탈리아의 니노 벤베누티를 꺾고 챔피언벨트를
허리에 감은 '역사의 무대'이기도 한 장충체육관이 이처럼 참담한 현실을
맞은데 대해 체육인들은 "서울시가 하루빨리 운영권을 회수해
장충체육관이 본래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목청을
높이고 있다. 〈 스포츠조선 김석현 기자 a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