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선회 업그레이드 클럽」을 아시나요?

『회는 퍼뜩(빨리) 썰어야제, 손 온도 때문에 회가 데워지면 안된데이.』(차맹호·부산 해운대구 좌동 「다께」일식집 대표) 『하모(맞아)! 그라고(그리고) 살아있는 거 바로 잡아 회치면 맛 없데이. 손님들이 모르고 자꾸 싱싱한 거만 찾더라. 우째(어떻게) 설명하꼬?』(박영기·부산 기장군 일광면 보승횟집 대표) 『회는 바로 근육입니다. 넙치(광어)같은 회는 영하 12.5도에 5분정도 냉각시켜 잡으면 육질이 최적으로 졸깃해져 제맛이 나죠. 근육수축이론으로 설명됩니다.』(조영제 교수·부경대 식품생명공학부)

생선회의 맛과 영양을 높이고 부산의 대표 먹거리인 회 음식문화를 체계적으로 정리·발전시키려는 횟집 사장과 주방장들이 모여 학계 교수 및 전문가들로부터 이론 강의를 받으며 실무를 논하는 「생선회학파」가 눈길을 끌고 있다.

이들은 부경대 평생교육원의 「생선회 전문가 과정」에 참여한 학생과 교수들. 작년 9월 회 전문과정으로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개설돼 총57시간으로 첫 학기 14명, 겨울학기 14명이 수료했고, 올해 봄학기 3기생 37명이 참여해 열띤 회 논쟁을 벌이고 있다. 「학생」들 사이엔 『생선회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 찾아왔노라』며 「생선회 업그레이드 클럽」으로 통한다.

식품공학 학자로 10여년째 생선회 맛의 비밀을 캐고 있는 조영제 교수 등 8명의 교수진이 이론을 펴고 있고, 10~30년간 생업을 삼은 「회」의 달인들이 실무경험을 토로하며 이론적 뼈대를 쌓아가는 쌍방향 열린 수업이 이 교실의 특징. 이름 대면 『아, 그집』이라 금방 떠올릴 부산지역 소문난 횟집과 초밥집 사장들도 이 클럽에 다녀갔거나 참여중이며 이들은 동기생 중심으로 친목을 다지며 올바른 생선회 문화의 정착과 홍보를 위해 활동중이다. 이들은 일본인 「사시미관광객」 유치를 위해 생선횟집 견학 및 투어 등 홍보사절로 활약할 예정이다. 부산시도 시의 대표 먹거리 활성화를 위해 수강료 등 지원을 약속한 상태.

30년 경력의 「초밥왕」으로 통하는 강금식(부산 중앙동 항도초밥)씨는 『지난 20여년 사이 부분적으로 맛·빛깔 등을 내는 기술이 향상돼 왔지만, 회 음식 등장이후 예나 지금이나 그리 큰 식문화로서의 발전은 없었다』며 『생선회의 물리·화학적 특성과 맛·영양 향상법 등 이론적 연구를 통해 「칼질」뿐만이 아닌 진정한 회요리 전문가로서 거듭난 느낌』이라고 말했다.

유을출(기장읍 송미횟집 대표)씨는 『육질이 연한 방어는 두껍게 썰고, 복어·넙치처럼 단단한 생선은 「나비 날 듯」 얇게 썰어야 씹힘성이 좋다는 근육질과 두께 미각론, 신선한 회에 레몬즙을 뿌려선 안되는 과학적 원리 등을 알게 됐다』고 했고, 『정력제로 알려진 피조개의 시뻘건 피를 여름철에 내놓았다가는 비브리오패혈증으로 사람잡기 쉽상이라는 등 많은 산지식을 얻게 됐다』고 조정규(온천동 다미초밥)씨는 자랑했다.

조영제 교수는 『제과점이 1000여곳인 부산에 제과제빵학과도 다수 생기는 마당에, 생선회를 대표하는 도시에다 3000여곳의 횟집이 있어도 전공학과 하나 없다』며 『생선을 만지며 왜 이 음식이 좋은지 설명하지 못하는 「전문가」들을 위한 좋은 교육의 기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