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해군 EP-3 항공기와 중국 전투기의 충돌은 사고가 아니라 ‘의도적인’ 것이었다고 미 ABC뉴스가 1일 전했다. ABC는 또 중국 당국이 EP-3 정찰기 승무원 24명의 신원을 확보했으며 승무원 중 다친 사람은 없다고 보도했다.

하와이 주둔 미 태평양 사령부의 존 브래튼(John Bratton) 대변인은 “이번 충돌이 ‘사고(an accident)’인 것 같다”며, “중국인들이 비행기를 강제 착륙시키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브래튼 대변인은 “중국 정부가 국제적 관행을 따르고 기체를 온전히 보존하는 한편, 승무원들의 복지와 안전을 존중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 국방부는 그러나 EP-3에 사용된 기술이 중국군의 것보다 앞선 것이어서 비행기 수색에 의한 기술 유출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고 ABC는 전했다.

렉스 토티(Rex Totty) 미 해군 중령은 “EP-3의 엔진 1개와 항공기 아랫부분이 손상됐으나 피해 범위를 정확히 알지는 못한다”고 말했다고 AFP가 1일 전했다. 그는 충돌 당시 미군기가 공해 상공에 있었다고 강조, 자국 영공을 침범했다는 중국 하이난성 정부 대변인의 논평과 엇갈리는 주장을 했다. 이에 따라 사고 당시 미 정찰기가 중국 영공에 있었는지 여부가 문제해결의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군측은 비상 착륙한 미군기가 중국 영공에 어느 정도 가까이 비행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하이난성 정부 관리는 미군기가 하이난섬의 링수이 비행장에 착륙했다고 말했다.

문제의 미 정찰기는 일본 오키나와의 카데나 공군기지에서 이륙했다고 미군은 말했다. 이 정찰기의 비행임무가 중국, 베트남, 필리핀 등이 소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남사 군도를 정찰하는 것인지의 여부는 즉각 알려지지 않았다.

브래튼 대변인은 베이징 주재 미 대사관이 이 사고에 대한 자신들의 우려를 중국 정부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미 행정부도 이 사건과 관련, 주미 중국 대사관과 접촉했다.

중국 외교부도 성명을 내고 미군 군용기 1대가 중국 군용 제트기와 충돌해 피해를 입혔다고 발표했다. 주방짜오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오전 9시7분께 하이난섬 남동쪽 104㎞ 상공에서 미국 비행기가 갑자기 중국 제트기 쪽으로 방향을 틀어 부딪쳐 중국 제트기 1대가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성명은 그러나 구체적인 피해 상황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중국 해안에서 청취된 군 통신들에 따르면 중국 전투기와 미군기의 공중 조우는 매우 빈번한(frequent) 일이라고 말했다. 베이징 칭화대의 국제문제 전문가 옌쉬에퉁 교수는 “미국 해군이 자국 비행기에 중국 영공을 침범하게 하는 일은 일상적(regular)”이라며 “중국군은 그때마다 전투기를 띄워 영공 밖으로 내쫓는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4월 중국 F8전투기 2대가 중국 영공에서 정찰 임무를 수행 중이던 미 항공기와 충돌할 뻔했던 사건이 있은 지 1년여 만에 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