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가 거치네요."
사상 최초의 북한 국적 축구선수로 기록될 재일동포 4세
양규사(23ㆍFW)가 28일 울산공설운동장에서 벌어진 울산-부천전을
관전했다. 지난해 10월 울산과 입단합의서를 작성한 후 남북한 정부간의
허가를 얻기 위해 5개월 가까이 마음을 졸이다 이날 입국, 곧바로
경기장을 찾은 양규사는 약간 굳은 표정으로 본부석에 앉아 양팀의
경기를 지켜봤다.
전반전이 끝난 후 기자들이 한국축구를 본 소감을 묻자 양규사는
"체력이 뛰어난 것 같다"면서 "수비가 거친 점도 눈에 띈다"고 말했다.
스트라이커인 그는 이어 지금 뛰고 있는 김현석이나 김기남보다 더 잘할
자신이 있느냐는 질문에 "마음만은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김현석은 일본 베르디 가와사키서 같이 뛰었는데 골문 앞에서의
움직임이 노련한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답하는 그의 앞에는
조그만 메모장이 놓여 있었다. 울산의 전반전 경기내용을 깨알같은
글씨로 적어둔 것이었다. 경기내용을 왜 메모하느냐고 묻자 그는 "되도록
빨리 팀 전술에 적응하려면 공부를 해야한다"면서 빙그레 웃었다.
후반 들어 울산이 김기남(28)의 연속골로 승리를 결정짓자 차갑게
굳어있던 양규사의 얼굴이 달아올랐다. 경기가 끝난 후 올시즌 목표를
물었다. "우선 다음달 안에 1군에 올라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리고는
주전도약을 꿈꿔야죠." 서툰 한국말로 또박또박 답하는 그의 표정에서
남다른 각오를 읽을 수 있었다.
〈 울산=스포츠조선 추연구 기자 pot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