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9시 전후 TV에서 펼쳐지는 요란스런 시트콤과 홈드라마가 부담스런
시청자라면 4월 2일 첫 방송될 SBS 새 일일드라마 '소문난 여자'(극본
박정란·연출 성준기)를 볼만 하겠다. 번데기장사, 설탕뽑기, 굴뚝청소,
말타기놀이, 칼갈이, 리어커 연탄배달 풍경 등을 통해 옛 정취를 흠뻑
느낄 수 있는 시대극이다. 강성연 손지창 박용하 김미숙 등이 나온다.
극본은 '백정의 딸' '곰탕' '사랑의 향기' 등을 쓴 여성작가
박정란씨가 맡았다. 박씨는 "한 여자가 열악한 시대를 살면서도
좌절하지 않고 꿋꿋이 삶을 헤쳐나가는 모습을 그리고 싶다"고 했다.
194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가 시대 배경. 아편중독자 아버지와 재혼한
어머니를 두었다는 이유로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지 못한
정님(강성연)의 삶에 초점을 맞춘다. 정님을 통해 한국 현대사에서
여성이 겪어야 했던 슬픔 억압 고통 인내를 담담하게 들춰보겠다는 게
제작진의 기획 의도다.
사랑하던 우진(박용하)과의 결혼이 우진 부모의 반대로 좌절된 뒤,
정님의 어머니는 우진네보다 잘사는 집에 딸을 시집보내겠다고 결심한다.
정님은 어머니 뜻에 따라 결혼을 하지만, 뒤늦게 남편이 정신질환자란
사실을 안다. 어머니 손에 끌려 친정에 돌아와 충격을 ?이던 정님은 더
이상 '숨어사는 여자'가 되지 않겠다고 입술을 깨물며 세상으로
나간다.
MBC 미니시리즈 '진실' 이후 1년 만에 드라마에 출연하는 손지창은
어릴 적부터 좋아해온 정님을 잊지 못하는 병훈 역. 병훈은 정님이
친정으로 돌아왔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 청혼하지만, 정님 어머니로부터
"흠이 있는 딸을 줄 수 없다"는 얘기를 들을 뿐이다.
1940년대를 배경으로 출발하는 드라마 도입부는 신인 아역 연기자들이
끌고 나간다. 강성연 손지창 박용하는 2주 정도 지난 후에
나온다. 온양 외암리 민속마을, 공주 마곡사 계곡 등지에서 한창 촬영을
진행하고 있다. '옥이 이모' '은실이' 등을 통해 연출력을 평가받은
성준기 PD는 "빠르고 들뜬 요즘 드라마와 달리 정서적으로 안정된
드라마를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