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가까이서 경험하기 위해 사이타마현에서 일본어 공부를 했다.
그곳에 가기 전엔 일본인이 가식적인 친절로 무장한 사람, 자신을
내비치지 않는 사람이란 선입견이 있었다. 그러한 선입견과 불미스러운
과거 역사로 인해 나는 일본인을 한정해서 바라보았다.
그러던 어느 날 시내버스에 탔을 때 일이다. 나는 실수로 동전 하나를
버스 바닥에 떨어뜨리고 말았다. 고개를 숙여 찾아봤지만 눈에 띄지
않았다. 그리 큰 액수가 아니어서 포기했다. 그런데 옆자리에 앉아있던
30대 중반 여성이 내 모습을 보더니 고개 숙여 동전을 찾는 것이었다.
잔돈이어서 괜찮다고 몇 번이나 말했지만, 그녀는 웃으면서 "그래도
어딘가 있을 텐데 작은 것일수록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 여성은 앞뒷자리에 앉은 사람들에게도 "이 아가씨의 동전을
찾아달라"고 부탁했고, 순식간에 버스 안은 동전 한 개를 찾느라 모두들
고개를 숙이는 상황이 되었다. 한참 후 어떤 분이 바닥 틈새에 끼여 있던
동전을 찾아내 전달해주었다. 아주 작은 액수였기에 사실 난처했다.
그러나 일본인에게 남을 배려하는 따뜻한 면이 있음을 느꼈던
순간이었다.
그날의 일은 감동적이었다. 하지만 단순히 선진국민들을 모방만 해서는
안 될 것 같다. 우리 전통 속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고 단점을 줄여갈 때
세계와 교감할 수 있는 정신을 갖게 되리라 생각한다.
(이현주/ 27·경북 포항시 북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