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역사교과서 왜곡 문제가 한일간의 해묵은 감정싸움에서 벗어나
국제적인 문제로 공론화될 전망이다. 19일 일본 교과서 개악 관련
기자회견에 나선 역사학회 등 15개 학술단체는 "세계학계와 연대해 일본
교과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여러차례 밝혔다.
최병헌 한국사연구회 회장은 "다음달 런던에서 열리는
유럽한국학회에 이날 나온 영문 성명서를 가져가 일본 교과서 문제를
공론화하겠다"고 말했다. 조광 한국사상사학회 회장은 "일본
교과서는 인종주의적 편견을 담고 있기 때문에 전 인류적 문제"라며
"역사학 관련 국제학술단체와 연대, 교과서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이달초 북한을 방문한 이성무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은 "일본
교과서 문제에 대한 남북학자 공동 심포지엄을 제의했다"며 남북 공동
대응 가능성을 비췄다. 이만열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 소장은
"오는 6월, 개정된 일본 역사교과서가 나오면 중국과 일본 학자를 초청,
국제 학술심포지엄을 갖겠다"고 말했다. 이날 15개학술단체가 발표한
공동성명은 영어와 일어로도 번역, 주한 외국 대사관에 일제히 발송됐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후 가진 '일본의 역사교과서 문제와
네오내셔널리즘의 동향' 심포지엄에선 전후 독일의 교과서 문제를
발표한 김유경 경북대 사학과 교수의 발표가 주목을 끌었다.
그는 "독일 교과서는 과거 나치독일의 부정적 과거에 대해 비교적
정확하게 사실을
기록하고 이에 대한 비판 의식을 함양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독일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고등학교 1학년용 '우리가 만드는
역사'(Wir machen Geschichte)에는 나치 독일의 전쟁범죄를 낱낱이
고발하는 사진들을 싣고 있다는 것. 예컨대 1941년 세르비아에서 사살된
나치 친위대원 2명에 대한 보복조치로 군인들이 36명의 민간인을 사살한
사진을 싣거나 홀로코스트에 대해서도 최소 550만명의 유태인들이
사망했으며, 이들중 300만명은 가스실에서 사망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김교수는 "독일은 연합군 점령으로 완벽한 패전을 경험했다"며
"유럽사의 맥락에서 자국사를 다루는 시각때문에 과거 청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