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대 대통령 선거 투표 당시 발생한 구로구청 농성 사건의 쟁점이 됐던 ‘구로을선거구’의 부재자 투표함이 봉인된 지14년 만에 열릴 예정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1일 “당시 적법한 행정절차에 의해 선관위 직원이 부재자 투표함을 이송했음에도, 이를 선거부정으로 몰아가 농성을 벌였던 사람들이 최근 정부에 의해 ‘민주화 운동가’로 공식 인정되는 것을 보고, 선관위의 명예를 위해서 14년간 봉인한 채 보관해온 투표함을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중앙선관위측은 “당시 이송 과정에서 부재자 투표함이 농성자에 의해 탈취됐다가 되찾았을 때 투표자 명부 등 관계 서류가 분실돼 표의 효력에 문제가 있었다”고 한 뒤 “더욱이 개표 집계 결과 당선 후보와 차점 후보간에 95만표의 차이가 있어 부재자 투표함에 든 4325표가 당락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는 판단에서 열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선관위측은 “국무총리 직속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가 당시 구로구청 농성 관련자를 민주화 운동가로 확정하는 과정에서, 선거 부정에 대한 의혹을 여전히 갖고 있으며 특히 부재자 투표함의 미개함 상태를 그 증거로 본 것 같다”라고 비판했다.
한편 민주화운동 보상심의위원회(위원장 이우정)는 지난 6일 제14차 회의에서 명예회복과 보상을 신청해온 ‘구로구청 농성 사건’ 당시 구속된 문광일(51·당시 평민당 당원), 최응현(31·당시 한양대생)씨 등 3명에 대해 민주화 관련자로 공식인정했다.
구로구청 사건은 87년 대선 투표날에 구로을 선관위가 오전 11시30분쯤 부재자 투표함을 5km쯤 떨어진 개표장으로 옮기려는 과정에서, 학생·당원 등이 “투표함을 바꿔치기 하려는 의도”라며 농성을 벌인 것으로, 농성자 중 1034명이 연행되고 이중 208명이 대통령선거법 위반,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방화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