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는 어디까지나 '시범'이다. 시범경기 전승으로 우쭐해하거나
전패를 당하고 낙담할 필요는 없다. 시범경기는 각팀이 신인과
외국인선수, 부상에서 회복한 선수 등 신규전력을 테스트하는 무대다.

투수들은 겨우내 갈고 닦았던 신무기를 선보이고, 타자들은 '굵어진'
방망이의 감을 찾기 위해 조금은 편안한 마음으로 타석에 선다. 이기는
것이 주목적이 아니라 상대의 전력을 살펴보면서 '나'를 제대로 아는
것이 중요하다.

역대 시범경기와 페넌트레이스의 상관관계를 들여다 보면 답이 나온다.
90년대 들어 시범경기 1위팀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머쥔 사례는 3번
뿐이다. 92년 롯데와 93년 해태, 98년 현대.

반대도 있다. 91년 쌍방울은 시범경기서 1위를 한 뒤 그해 7위로
곤두박질 쳤고, 94년 OB 역시 출발은 좋았지만 결국 7위였다. 특히
롯데는 97년 시범경기서 7승1무2패로 1위를 했으나 꼴찌로 추락하는
아픔을 맛봤다.

시범경기 승패가 페넌트레이스와 다르게 나오는 이유는 선수기용에
있다. 감독들은 신인들과 신규전력 위주로 팀을 짠다. 마음에 뒀던
작전과 타순으로 과감하게 경기를 치른다. 주포들과 에이스는 정규리그
개막에 맞춰 천천히 몸을 만드는 여유를 보인다. 하지만 시범경기는
야구에 목말랐던 팬들에겐 단비와 같고, 기회를 잡지 못한 선수들은
어필할 수 있는 유일한 찬스다.

〈스포츠조선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