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철 감독이 금산(錦山)에 오른 까닭은?'

지난 2일부터 남해에서 마무리 훈련을 하고 있는 SK 와이번스의
코칭스태프가 6일 금산 등반길에 올랐다.

강병철 감독이 앞장선 이날 산행에는 10여명이 넘게 참가했다. 코스는
북곡주차장에서 상주해수욕장으로 넘어가는 4.5㎞. 3시간이 넘는 험한
등반길에 모두가 턱까지 차오는 숨을 몰아쉬기 바빴다.

코칭스태프 전원이 산행에 나서기는 이번이 처음. 다음주 시범경기를
목전에 두고 갑자기 치러진 '강도높은 훈련'에 젊은 코치들도 흐르는
땀을 어쩔 수 없는 상황. 평소 집 근처 산을 오르내리던 '산사나이'
백기성 코치가 선두에 나서 가장 먼저 정상에 올랐다.

정상 바로 아래에는 조선의 시조 태조 이성계가 머물렀던 산사
'보리암'이 고연한 자태로 서있다. 남해 상주해수욕장과 한려수도
해상공원이 한눈에 보이는 이곳. 강감독은 이곳에 도착하자마자 식은
땀을 닦고 상념에 빠졌다.

신생팀 SK의 사령탑으로 벌써 1년을 보낸 강감독. 지난해 첫 시즌을
치러 최하위에 그친 SK. 올시즌을 얼마 남겨 놓지않은 시점에 강감독은
어떤 마음으로 '고행길'에 접어든 것일까. 지난시즌과는 달리 올해는
나름대로 든든하게 준비한 팀 전력에 대한 기대감에서 일까.

산사에서 돌부처를 향해 '무언의 예'를 올린 강감독은 "산은 참 좋은
곳이야"라는 선문답으로 이내 말문을 막았다. 조선 건국을 위해 이곳에서
한동안 상념에 잠겼던 이성계처럼.

영문도 모르고 산행길에 올랐던 코칭스태프가 하산길에 한마디를
거들었다.

"내려가긴 이렇게 쉬운데 정상에 올라가기는 무척 힘들더라구요."
'천기'가 누설되는 순간이었다.

〈스포츠조선 남해=이기철 기자 leeke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