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해인 2002년은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가 열리는 '선거의 해'이자, 월드컵과 아시안게임 등 국력과
행정력을 총집결해야 할 '국제행사의 해'이기도 하다. 정권교체기와
국가적 대형 이벤트가 1월부터 12월까지 연쇄적으로 열린다. 25일로 집권
4년차에 접어드는 김 대통령이 올 초부터 '강력한 정부론'을 내세우며
각 부문을 조이는 '강 드라이브'를 거는 것은 여기서 연유한다.
"선거가 없는 해인 올해 이 정권에 부과된 일들을 해내지 못하면
'김대중 정권'에 대한 국민적 평가와 신뢰를 얻기 힘든 만큼 역사와
승부하는 자세로 집권 4년차를 맞아야 한다"는 것이 김 대통령과
청와대의 상황 인식이다.
김 대통령은 이에 따라 마지막 일할 수 있는 해인 올해의 국정 최우선
과제들을 선정해 스스로 깃발을 들고 내각을 독려하고 있다.
그 첫머리엔 '남북문제'와 '경제살리기'가 자리잡고 있다. 남북간
냉전을 종식시키고 한반도 평화체제를 제도화하는 '루비콘 강'을
건너야 한다는 판단이어서, 올들어 "한반도 냉전을 종식시키는 해로
삼겠다"고 수차 언명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반드시 성사시키려 노력하는 것도, 그것이 이 목표에
접근할 수 있는 '알파(α)요 오메가(Ω)'라는 인식에서다.
김 대통령이 남북문제와 비등하게 경제살리기에 무게중심을 두는 것은
"경제에 실패한 대통령은 '실패한 대통령'으로 기록된다"는, 작년 말
경제위기론 국면에서의 청와대 비서실의 건의와 진단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한 고위인사는 "평가가 다양할 수밖에 없는 박정희
대통령과 영국의 대처 총리가 '성공한 지도자'로 기록된 것에 유념하고
있다"면서 "더구나 IMF(국제통화기금) 위기를 극복한 대통령이 집권
후반기 경제관리에 실패하면 '실패한 정권'으로 기록되기 십상"이라고
말한다.
이밖에도 정부·여당은 올해 국가보안법·인권법·부패방지법의
제·개정, 전자정부 조기 실현, 정보화 등에 주력할 계획이다.
그러나 장애물은 도처에 깔려 있다. 여야간, 지역간 갈등 전선의
확대가 그것이다. 또한 미국·일본경제의 침체와
현대건설·현대전자·대우자동차 문제 등은 한국경제의 연착륙을
위협하는 화약고들이다. 대북문제에 관한 미국 부시 행정부와의 조율
여하와 국내의 노선 갈등 등은 남북문제가 과연 김 대통령의 기대대로
움직여질 수 있을지를 좌우할 요소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