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방송뉴스를 보다가 답답한 생각이 들었다. 강남 부유층 사이에서
족집게 강사로 유명한 모씨가 과외하는 여학생을 성폭행하여
조사받았다는 내용의 보도였다. 그런데 뉴스 제목은 '족집게 학원강사
알고 보니 중졸'이었다. 검거된 강사가 중학교 졸업에다 고등학교는
검정고시로 통과한 사람이었다는 것이 조사과정에서 드러났다는 것이다.
뉴스의 대부분은 이 내용에 맞춰져 있었다. 하지만 이 날 뉴스의 핵심은
학원강사가 학생을 성폭행한 파렴치한 행동이었다. 초점을 맞추어야 할
성폭행 보도는 뉴스 첫머리에 잠깐 넣고, 보도의 대부분을 그 강사가
중졸 학력에 유명 학원강사 노릇을 했다는 데 맞추는 것이 과연
온당한가. 뉴스의 핵심을 제대로 못잡은 것은 둘째 치고라도, 방송이
은연중에 우리 사회의 학벌주의를 부추기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범행만 아니었다면, 오히려 그 강사는 중졸 학력에 유명한
학원강사가 된 유능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사회의
학벌주의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고 있는 마당에, 공영방송의 주요
뉴스시간에 그것을 부추기는 내용을 보도하다니 실망스러웠다.

( 김미숙 34·주부·경북 구미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