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미·영 전투기들의 이라크 기지폭격은 부시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첫 군사행동이라는 점에서, 또 전혀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벌어진
갑작스런 공습이라는 점에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이 이처럼
이라크 남북부에 설정한 비행금지구역 이외의 지역을 공습한 것은 지난
98년말 「사막의 여우」 작전 이후 2년여만에 처음있는 일이다. 이번
공격은 「비행금지구역을 감시하는 두 나라 전투기와 조종사들을
위협해온 5개 이라크 군지휘통제소에 대한 자위조치」라고 미국방부는
밝혔다.
이와 함께 멕시코를 방문중이었던 부시 대통령도 「이라크가
비행금지구역을 준수하도록 하기 위한 통상적인 군사작전」』이라고
지적했지만 이번 군사작전은 다분히 새로 등장한 부시행정부의 의도적인
경고의 뜻을 담고 있다. 아울러 「강력한 미국과 미군사력」의 과시라는
인상도 짙게 풍겨주고 있다.
클린턴 행정부가 그동안 이라크의 비행금지구역을 감시하는 연합국
항공기를 위협하는 이라크내 어떤 군사목표물도 공격할 수 있다고 공언해
왔음을 상기할 때 부시 행정부가 한발 더 나아가 대 이라크 정책을
적극적인 강경 기조에 설정한 게 아닌가 하는 추측도 가능케 한다.
여기에는 부시 행정부를 테스트해보려는 후세인의 전략을 사전제압한다는
미국의 의도가 잠재해 있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 등을 둘러싸고 회교·아랍권과의
관계가 그렇게 낙관적일 수 없는 상황에서 미국이 중동관계에서 또다시
강경노선을 취하는 것이 미국의 입장에서나 세계평화의 차원에서 과연
최선의 선택인지는 의문이다. 더군다나 파월 국무장관의 평화협상을 위한
중동순방을 눈앞에 두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세계 최강의
군사대국인 미국은 화약냄새를 풍기지 않으면서 온건하게 평화의
영향력을 발휘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