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개혁위원회의 민영 미디어렙(Media Representative) 관련 법안
재심사를 앞두고 정치계와 학계, 방송계가 열띤 논쟁을 벌이고 있다.
공방의 초점은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가 공영방송 KBS와 MBC의 광고를
대행하고 신설 미디어렙은 민영방송 광고 대행만 맡도록 구분할 것인가,
아니면 공·민영 업무 구분을 폐지할 것인가에 집중되고 있다.

13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방송광고의 자율경쟁, 공익성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 토론회에서는 여야 의원과 언론학자, 시민단체
대표, 방송사 관계자가 이 문제를 놓고 격론을 벌였다.

한나라당 정병국 의원은 "규제개혁위 결정대로 법이 시행된다면 사실상
방송광고 시장의 완전자유경쟁을 허용하는 셈이어서 광고료 인상과
프로그램 질 저하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것"이라고 비판하고 "민영
미디어렙을 단계적으로 허가하고, 방송사 출자 한도도5∼10%로 제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민 한국시청자연대회의 집행위원장은 "한국방송광고공사 체제에서도
프로그램 저질경쟁이 도를 넘어섰는데 방송사마다 미디어렙을 하나씩
거느리고 있는 상황은 상상할 수도 없다"며 민영 미디어렙 복수 설치에
강력히 반대했다.

민주당 심재권 의원은 "규제개혁위 결정은 방송의 공공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이라며 "지상파 방송사의 독점적 운영 시스템 개선, 방송
공공성에 대한 규제 장치 마련, MBC의 민영화나 KBS2TV의 광고 폐지 같은
대안들이 먼저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정성채 MBC 광고기획부장은 "미디어렙 업무영역을 공·민영으로
지정하면 시장의 3분의 2를 광고공사가 차지하고, 이런 상태에서는 SBS에
비해 불이익을 받게 된다"면서 "민영방송과 똑같은 조건인 MBC가
미디어렙 선택권을 제한받는 것은 위헌적 발상"이라고 말했다. 김일섭
규제개혁위원은 "시청률 경쟁에 따른 프로그램 저질화를 우려하지만,
그것은 방송위원회가 규제할 영역"이라고 말했다.

한편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김서중 교수는 15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릴
'민영 미디어렙, 시장논리인가 방송의 공공성인가' 토론회에서 발표할
주제발표문에서 "공·민영 미디어렙 영역구분을 폐지하면 공영방송마저
시청률 경쟁으로 내몰리게 된다"면서 "제한경쟁체제를 도입해도
광고료가 오를 것이고, 이를 견제하기 위해 광고요금조정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