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양천구 목동에 사는 주부 유모(35)씨. 유씨는 1년여 전 이사온 윗집
아이들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쿵쿵거리고 뛰어다녀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부모에게 항의하자 사과는커녕 되레 욕을 하며 '까불면
죽여버리겠다'고 협박까지 했다"며 "소음을 견딜 수도 없고, 계속
항의하자니 신변의 위협을 느낀다"고 말했다.

아파트 등 생활공동체에서 이웃의 소음으로 피해를 심하게 입는 주민들이
모여 「조용히 살 권리」찾기에 나섰다. 주부 유씨 등 시민 20여명은
12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 모여 '아파트 주거문화개선
시민운동본부'(가칭)를 결성하고, 아파트에서 이웃에게 피해를 주는
소음 등을 영원히 추방할 때까지 시민운동을 벌여나가기로 했다.

이날 회장에 위촉된 홍성표(55·사업·경기도 용인)씨는
"위층의 두 아이들이 시도 때도 없이 소파에서 마루바닥으로 쿵쿵
뛰어내려 아내가 노이로제에 걸렸다"며,『아파트에서 상식 이하의
소음을 내는 행위를 규제하도록 관련 입법청원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아파트 이웃의 소음 때문에 고통을 겪은 관악구 봉천동 D아파트 주부
정모(49)씨는 "한도를 넘는 생활 방해에 피해자는 분명히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 반포1동에서 온 대학교수
박희천(51)씨는『윗집의 소음과 적반하장 태도를 견디지 못해
경찰에 호소했지만 아무 효과가 없어 최근 청와대 신문고에 진정서를
냈다』며 『많은 시민들이 나서 이 같은 상황을 개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사는 주부 문모(51)씨도 "최근 우리네
아파트는 목소리 큰 사람이 왕인 무법천지 세상이나 다름없다"며 "이웃
사이에 끔찍한 마찰이 생기기 전에 법규를 만드는 게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운동본부는 이날 아파트 주거문화 개선운동을 「공동체생활을
쾌적하게 하기 위한 범시민운동」 차원으로 확대키로 의견을 모으고,
최우선적으로 아파트 내 과도한 소음을 없애기 위한 「공동체
소음규제법」(가칭)의 입법청원 절차를 밟기로 했다.

운동본부는 이와 함께 피해주민을 위한 진정서 제출과 소송 필요한
경우, 건설회사측에 부실공사의 책임을 묻고 이웃에게 피해를 주는
주민의 퇴거를 요구하는 시위 등도 가질 계획이다. 회장 홍씨는 『아파트
주거문화의 전면적인 개선을 위해서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필요하다』며 많은 시민들의 동참을 호소했다.(연락처 ☎ 02-581-1241~3
팩스 581-1244 이메일 daysun@kotis.net)

한편 독일이나 미국 등지에서는 이웃에게 소음으로 피해를 주는 행위
등에 대해서는 최고 600만원의 벌금을 가하거나, 전세입주자에게는
퇴거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질서위반법 등 법으로 규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