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포 라이터 슬로건이 '꺼지지 않는 영원한 불꽃'입니다. 영롱한
라이터 불꽃을 보고 있으면 제 가슴까지 타오르는 것 같아요."
지포라이터만 320여 개를 모은 광고회사 오리콤의 카피라이터 김용철(35)
차장은 "회사에서도 어디가나 지포 예찬론자로 통한다"며 인터뷰
중에도 손에 쥔 64년 산 지포라이터 뚜껑을 '챙~찰칵, 챙~찰칵' 쉴새
없이 여닫았다.
"93년 서울 황학동 시장에서 처음으로 지포를 샀는데, 그날 저녁
술자리에서 그만 부서뜨리고 말았지요. 그 라이터 독수리 계급장이 맘에
들어, 다른 라이터에 장식을 붙여 쓰면서 지포에 그만 정이
들어버렸습니다. 그때부터 하나 둘씩 모으기 시작한 게 이젠
구입가격으로만 2000만원어치를 훌쩍 넘어버렸네요."
김씨 집안에는 엘비스 프레슬리, 비틀즈, 007영화, 핀업걸 등의 그림이
새겨진 지포라이터부터 2차 대전 당시 사용됐던 제품을 재현한 한정판
세트, 지포사의 1932년 산 최초 모델을 복사한 것까지 알록달록한
지포라이터가 방안 가득하다. 황학동에서 시작된 김씨의 지포라이터
사냥은 남대문 동대문 전문상가를 거쳐 97년 샌프란시코로 광고 유학을
떠난 뒤에도 계속됐다. 당시 샌프란시스코 지포 도매상를 찾아다니며
모은 팜플렛·매뉴얼이 지금까지 좋은 참고자료로 활용된다.
"진짜 지포라이터는 생산년도 표기가 특이하죠. 85년산은 'I' 86년
산은 'II', 1월은 'A' 12월은 'L'로 표기하는 식이죠. 이젠 척
보기만 해도 어떤 모델인지 줄줄 외울 수 있습니다."
그의 지포 사랑은 온라인으로도 이어진다. 'www.zippolighter.co.kr'
등 5개의 도메인을 갖고 있고, 작년 11월 '지포
매니아'(cafe.daum.net/zippomania)라는 인터넷 카페도 만들었다.
"카페를 연지 2달도 안돼 회원수가 600명을 넘었습니다. 하루 20~30통씩
날아드는 메일에 답장하느라 퇴근 후에도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
김씨는 "지포라이터는 현재 미국 외에는 일본 라이센스 생산이
유일하지만, 조만간 한국서도 라이센스 생산하는 방법을 찾아보겠다"며
"우선 미국 지포 본사에 한국 컬렉션 제품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해 볼
생각"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