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목표는 2002월드컵이다. 지금은 점검 단계다." 취임 한달째를
맞은 12일 두바이 4개국대회 2차전 UAE와의 경기에서 4대1로 대승을 거둔
히딩크 감독은 승리의 기쁨보다는 오히려 담담한 표정이었다.
한국 대표팀의 사령탑을 맡고 치른 경기중 가장 화끈한 대승을 거둔
감독 입장으로선 의외의 반응이었다. 그의 머리속에는 방금 끝낸 경기에
대한 분석과 앞으로 '태극호'의 방향타를 어떻게 잡을 것인지로 가득차
있는듯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새롭게 채택한 4-4-2 포메이션에 대해서.
▲4-4-2는 나의 축구 포메이션이다. 네덜란드 국가대표팀 감독 시절 이
포메이션을 운용했고 그후로도 줄곧 사용해왔다. 4-4-2는 여러 상황
변화에 따른 다양한 전술 전환이 용이하다. 수비라인에 4명을 세우는
것은 수비의 안정을 기하기 위해서다. 먼저 수비벽을 탄탄히 해서 실점을
최소화한 후에 공격으로 빠르게 전환하자는 것이다.
-선수들이 4-4-2를 어느 정도 소화하고 있나.
▲대표팀을 맡은 지 한달이 지났다. 울산에서 처음 선수들에게 이
시스템을 적용하기 시작했을 때 보다 많이 나아졌다. 선수들이 나의
의도를 파악했고 이제는 어느 정도 감을 잡은 상태다. 물론 아직도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다. 또 이 시스템에 어울리는 선수들을 찾고 있는
단계다.
-UAE전과 모로코전에서 보인 4-4-2는 조금 다른데.
▲4-4-2는 기본 시스템일 따름이다. 한국 언론이나 축구팬들은 나의
4-4-2가 언제나 고정된 포메이션으로 잘못 이해하는 듯한데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4-4-2는 여러 형태로 전환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모로코전에서는 고종수의 처진 스트라이커 가능성을 점검하려다 경기가
제대로 풀리지 않아 후반 왼쪽날개로 원위치 시켰다. UAE전에서는 변형된
4-4-2 포메이션을 적용했다. 숫자상으로는 3-5-2 또는 4-2-3-1로도 볼 수
있는데 수비수 홍명보가 앞으로 나가 이영표와 함께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하게했다. 그리고 고종수-유상철-박지성이 최전방 공격수 김도훈 바로
뒤에서 공격 지원을 하게 했다. 공격력을 배가 시키는 효과와 동시에
수비로의 빠른 전환을 노린 것이다. 결과적으로 선취골을 내주고도
4골이나 뽑았다.
-매 경기마다 밸런스, 컨트롤, 집중력을 강조했는데.
▲축구의 가장 기본을 얘기한 것이다. 축구는 11명이 90분동안 함께
뛰는 운동이다. 어느 한 사람의 개인기로 승리할 수 없다. 그런 면에서
밸런스와 컨트롤, 집중력이 중요하다.
-선수 선발 기준은.
▲구체적으로 얘기할 사안은 아니다. 하지만 2002월드컵에서 우리가
맞붙을 팀은 유럽팀이 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그들과 맞서 싸울
체력과 힘이 있는 선수가 필요하다.
-고종수 송종국 등이 새롭게 급부상하고 있는데.
▲고종수는 정말 좋은 선수다. 센터링이 정확하고 상대를 제칠 수 있는
개인기가 있다고 판단해서 그 자리를 시험했는데 지금까지 훌륭히 소화해
냈다. 또 고종수가 처진 스트라이커를 희망하고 있어 계속 점검할
예정이다. 심재원과 송종국은 계속 시험하는 단계다. 특히 심재원은 체격
조건이나 스피드가 뛰어나서 양쪽 윙백 자리를 테스트하고 있다.
송종국은 처음 출전시켰는데 기대 이상으로 잘해줬다.
-상대팀 분석은 어떻게 하나.
▲코치들에게 각자의 분석 임무를 부여한다. 그리고 함께 모여 의견을
주고 받아 최종 결정을 내린다. 또 인터넷과 서면 자료를 이용하기도
한다. 두바이 4개국 대회나 홍콩 칼스버그컵에 출전한 상대팀들은 여러
대륙 축구의 다양한 장점을 갖춰 우리에게는 좋은 점검의 기회가 됐다.
-앞으로의 계획은.
▲최종 목표는 2002월드컵이다. 3월 한달 동안 코칭 스태프가 많은
선수들을 그라운드에서 점검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불편한 무릎을 수술
받을 것이고 4월에는 1주일 정도 유럽 1차 전지훈련을 실시한다. 그
기간동안 노르웨이와 친선경기를 치르게 된다. 우리팀은 차츰 나아지고
있고 강팀이 될 것이다.
〈 두바이(UAE)=스포츠조선 노주환 특파원nogo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