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수의 변신이 성공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다.
한국축구대표팀의 히딩크 감독은 8일 두바이 4개국 친선대회 모로코와의
첫 경기가 끝난 후 "전반전은 형편없는 수비로 골을 먹는 등 전체적으로
실망스러웠으나 후반에서는 선수들이 팀을 맡은 이래 가장 잘
뛰어주었다"고 말했다. 히딩크 감독의 이같은 평가는 이날 '처진
스트라이커'로 출전한 고종수의 활약과도 무관하지 않다. '처진
스트라이커'는 상대 진영을 누비면서 적절히 볼을 배급하고, 찬스에서는
직접 골도 뽑아내야 하는 공격의 중심 포지션이다.
한국은 전반전에서 단 한 개의 슈팅도 날리지 못했다. 고종수와 김도훈,
고종수와 박지성·박성배로 이어지는 공격라인은 패스미스로 흐름이 자주
끊어졌고 위치 선정에서도 호흡이 맞지 않았다. 고종수는 힘과 스피드로
모로코 수비를 제압하는 데 실패했고, 개인기로 수비진을 돌파하는
장면도 보여주지 못했다. 수비수 심재원과 홍명보의 부정확한 센터링과
패스도 부진의 한 이유가 됐다.
반면 모로코는 잇단 측면돌파로 한국 진영을 파고들면서 전반 6개의 슈팅
중 하나를 성공시켜 먼저 기세를 올렸다.
후반전 들어 한국은 고종수가 원래 자리로 복귀했고, 대신 유상철이 처진
스트라이커로 올라갔다. 고종수는 이때부터 고기가 물을 만난 듯 활개를
쳤다. 한국 팀의 왼쪽 돌파도 자주 성공했고 날카로운 센터링에 이어
슈팅도 쏟아졌다. 김도훈은 후반 27분 모로코 골문 바로 앞에서의 슈팅이
빗나가고, 40분에는 1대1 상황에서의 슛이 골키퍼 정면으로 날아가
아쉬움을 남겼다. 결국 한국은 후반 43분 고종수의 스로 인에서 출발한
공격이 유상철의 동점골로 이어져 간신히 한숨을 돌렸다. 히딩크 감독은
"고종수가 왼쪽에서 잘 한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고, 오늘은 다른
역할을 맡겨 테스트했다"면서 "상대를 압박하고, 공을 뺏어내는 부분은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 두바이(아랍에미리트)=옥대환기자 rosee@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