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은 제2차 세계대전때 최후 항전키 위해 제주 전역을 요새화한
사실이 실제로 확인됐다.
사단법인 제주도동굴연구소(소장 손인석)은 지난 96년초부터 조사한
「진지동굴 조사연구」결과를 최근 발표, 이같은 사실을 밝혔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일본군은 제주전역을 7개 권역으로 나눠 모두
80군데에 진지동굴을 구축했다. 특히 제주의 오름 367군데 중 77군데가
진지 동굴로 파헤쳐졌다.
일본군의 첫 군사시설은 26년 20만평규모의 남제주군 모슬포 송악산
일대 알뜨르 비행장 건설로 시작됐다. 이곳은 37년 80만평규모로 확장돼
결국 가미가제의 발진기지가 됐다.
제주전역의 요새화 작업을 서둔 것은 44년 일본 해군이 전멸되고
45년3월 유황도와 오끼나와가 미군에 점령당한 때로 보고 있다. 이때
일본군은 제주에 제58군사령부를 창설했다. 당시 제주에 들어온 병력은
모두 7만4781명에 이른 것으로 본다.
일본군이 구축한 진지동굴은 주저항진지(30곳)과 전진거점진지(25곳),
최후 방어진지인 복곽진지(5곳), 위장진지(19곳) 등으로 구분했다.
제주시지역의 경우 주저항진지로 민오름 등 9곳, 전진거점진지로 별도봉
등 4곳, 복곽진지로 견월악 등 14곳이다. 또 서귀지역은 17곳, 한림지역
7곳, 모슬포지역 23곳, 성산지역 13곳, 표선지역 5곳, 추자지역 등이다.
이번 조사의 백미는 북제주군 한경면 청수리의 가마오름 진지동굴. 총
길이가 1197.7m로 출입구가 10곳, 사방팔방으로 출입구가 뚫려있는 2층
동굴로 일본군 군단사령부가 주둔했던 동굴로서 제주지역 일본군
최고통치구역으로 본다. 규모가 최대이고 동굴 내부도 4개 구역으로
나눴다.
다음은 남제주군 대정읍 송악산의 서알오름 진지동굴. 총길이가
891.8m이고 출입구가6곳인 전진 거점진지로 사단 사령부급의 일본군이
주둔한 것으로 본다. 동굴 폭이 5~6m, 높이가 4~5.5m로 대형 군용차량이
드나들 수 있을 정도로 넓다. 한라산 어승생악에는 6개의 진지가 있고
정상에는 토티카인 대공진지 2개가 구축, 제주비행장 방어가 주임무로
본다. 이곳도 문헌상에는 사단 사령부 규모가 주둔한 것으로 본다.
손인석(54) 박사는 『가마오름 등에 대해
사학자·군사전문가·동굴학자 등 각계 인사로 종합학술조사를 펴 각종
자료를 발굴하고 당시 상태를 복원해 「전쟁문화유적지」나
「전쟁사적지」 등으로 지정, 후세들의 산 교육장으로 활용하고
관광자원화가 절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