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은 신진식(삼성화재)의 26번째 생일이었다. 하지만 신진식은 생일 케이크도, 축하노래도 없는 하루를 보냈다. 전날 배구협회 상벌위원회가 ‘슈퍼리그 남은 경기 출장 금지’ 결정을 내렸다는 소식 때문이었다.
평소와 달리 장난도 안쳤고, 말도 없었다. 오전 2시간 동안 가졌던 팀 연습 때도 입술을 깨물고 공만 때렸다고 한다. 오후엔 대전의 호텔 방에 틀어 박혀 있었다. 팀 관계자는 “본인도 충격이 큰 것 같다”고 전했다.
이날 슈퍼리그 2차대회가 열린 대전 충무체육관. 배구인들의 대화 주제는 온통 ‘신진식 징계건’이었다. 경기에는 큰 관심이 없었다. 낮 시간 내내 의견을 교환하던 배구협회 임원들은 2일 열 예정이던 상무이사회를 앞당겨 이날 저녁 열기로 의견을 모은 뒤, 오후 8시부터 12명 중 9명이 참석한 가운데 2시간 동안 유성관광호텔에서 회의를 진행했다.
회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상벌위원회의 징계 내용은 너무 가혹하다”는 의견이 대세였다고 한다. 한 임원은 “신진식을 처벌해야 하지만, 그 동안 한국 배구에 기여한 공로를 생각해서라도 그를 죽여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임원은 “한창 열기가 오르는 슈퍼리그 대회에 찬물을 끼얹어서는 안 된다”며 징계를 대폭 완화시킬 것을 주장했다고 한다. 그런 가운데 일부 원로들은 “상벌위원회의 결정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는 신중론도 제기했다.
“이 참에 심판들도 스스로를 심각하게 되돌아봐야 한다”는 자성론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신진식이라는 대스타의 ‘일탈행위’의 처벌 수위를 놓고 고민한 자리였지만, 이 기회에침체되고 있는 배구계의 문제를 자성하는 계기가 됐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