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30일 한나라당 정형근의원을 기소함으로써 한동안 정치권을
떠들썩하게 했던 사건을 매듭지었다. 검찰 수사 결론의 핵심은 김대중
대통령이 88년 밀입북했던 서경원 전 의원으로부터 1만달러를 받은
사실이 없으며, 정 의원은 서 전 의원을 수사하면서 가혹행위를 한
게 인정된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같은 수사 내용이 과거 검찰의
수사결과를 뒤엎는 것이라는 점에서 파문이 예상되는 것은 물론,
법정에서의 논란도 예상된다.

검찰은 먼저 「DJ 1만달러 수수설」과 관련한 정 의원 발언을 모두
「허위사실」로 규정했다.「김 대통령이 어떤 명목으로든 서경원 전
의원으로부터 1만 달러를 받지 않았다」고 한 것이다. 서울지검
고영주 1차장은 『정 의원의 공소장엔 「공작금이 아닌 사실을
알면서도 공작금을 받은 것처럼 발설」한 행위에 대해 기소했으나,
실제론 1만 달러 자체를 받지 않은 것으로 결론지었다』며 『그 근거는
앞으로 법정에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분에서 검찰은 공소장에 김 대통령이 「공작금을 받은 적이
없다」고만 기재해,쟁점을 「1만달러 수수」 여부에서 「공작금 수수」
여부로 비켜가려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89년 사건 당시 검찰은 『88년 9월 서경원 의원이 북한의 허담에게서
받은 5만 달러 중 1만 달러를 김 대통령에게「특별 당비」 명목으로
제공했다』며 불고지죄와 외환관리법 위반죄로 김 대통령을 기소했었다.
그뒤 91년 5월 여야 합의로 불고지죄 부분이 개정되면서 검찰이 김
대통령에 대한 공소를 취소해 재판은 이뤄지지 못했다.

따라서 김 대통령이 아예 1만달러를 받은 사실이 없다는 건지, 또는
받긴 받았는데 「북한 공작금」인 줄은 몰랐다는 건지가 재판의 쟁점이
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옛 수사팀 관계자들은 『지금 왈가왈부하는 게
부적절하다』며 입을 닫아버렸다

한편 검찰은 서경원 전 의원 고문 시비와 관련, 『정형근은 89년 6월
경 안기부 대공수사국장으로서 서경원이 자백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심하게 구타하여 왼쪽 눈주위에 멍이 들게 하는 등 서경원과 방양균
비서관을 구타한 사실이 있고…』라고 적었다. 하지만 검찰은 정작
『고문으로 허위자백을 받는 등 증거를 날조했다』고 서씨 등이 고소한
부분에 대해선 『안기부 직원 등 보강조사할 부분이 남았다』며 처리를
미뤘다. 「고문하지 않았다」는 발언은 허위 주장이라며 기소하면서도
그 전제인 고문행위 자체에 대해서는 기소를 미루는 이상한 결정을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