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권이 출범한 지 채 3년도 안돼 벌써 6번째 교육부 장관이 등장했다.
35개월 동안 무려 5명의 장관이 거쳐 갔으니 평균 재임기간이 7개월인
셈이다. 장관의 평균 수명이 1년6개월을 넘긴 부처가 없는 점이
대변하듯이, 현 정부의 잦은 장관교체는 새삼스러운 얘기가 아니지만
이건 해도 너무한다는 느낌이다.
교육은 백년대계인 만큼 어느 분야보다 장기적 안목에서 시책을 펴야
한다는 것은 상식에 속하는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대중
대통령은 거꾸로 교육부 장관을 정부 내 다른 어느 부처보다도 수명이
짧은 최단명 장관으로 만들고 있다. 그래서인지 지금 우리의 교육은
만신창이다. 현장교육은 붕괴될대로 붕괴됐고, 교육이 실종된 자리에는
교사들의 한숨과 학생들의 방종·일탈, 그리고 행정당국의 무원칙과
횡포만이 가득차 있다.
새로 임명된 장관이 업무를 제대로 파악하기도 전에 다시 다른 장관으로
바뀌게 됨에 따라 일관성있게 정책을 펼 수도 없고 교육부 직원들도
「과객」쯤으로 여기게 된 것이 무엇보다도 걱정이다. 교육이
표류하면 나라의 장래는 보나마나다. 김 대통령의 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누구 못지 않다는 말은 아무래도 잘못된 것 같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교육개혁으로 창의력 있는 인간, 21세기 지식기반 사회에서
요구하는 신지식인을 양성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점, 「작은 정부」
약속을 스스로 뒤엎고 교육부 장관을 부총리급으로 격상시킨 것 등은
결국은 제스처에 불과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교육 총수를 장기 말 바꾸듯 수시로 교체해 대통령이 앞장서서
교육혼란을 부추기는 모습을 보이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인가? 이번
교육책임자의 교체는 특히 그 이유도 석연치 않다. 전임 장관이 비교적
열심히 현안과제들과 씨름하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던 차에 「의외의
인물」이라는 세간의 평가를 받고 있는 사람이 차고 들어선 것을 보면 김
대통령의 사람 고르는 취향을 알 것 같다. 「의외」라는 것이 그 자리에
맞지 않는다는 뜻을 포함하고 있다고 볼 때, 「눈뜨면 바뀌는 자리」란
단명시리즈가 이번으로 끝날지 어떨지도 불분명해 보인다.
한완상 새 교육총수가 「지나친 친북성향 인물, 교육부총리
안된다」며 정면으로 반대하고 나선 「바른 통일과 튼튼한 안보를
생각하는 국회의원 모임」 등 보수적 시각을 지닌 많은 국민들의 우려가
기우이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