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한 월드컵' 명칭변경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일본 월드컵조직위는 26일 2002년 월드컵 명칭을 일본 국내에 한해선
계속 '일본/한국' 순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월드컵 입장권 신청서 양식에
'일본/한국'으로 표기하려다 최근 FIFA(국제축구연맹)로부터 '한국/일본'
순으로 써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는데도 고집을 꺾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한때 '일본/한국' 부분을 삭제하고 '2002년 FIFA 월드컵'으로 표기한다고
했다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선 것이다. 일본의 이같은 처사는 '공동
월드컵 정신'을 위배하는 게 분명하다. 하지만 혹시라도 한국
월드컵조직위가 너무 미온적으로 대처하기 때문에 일본이 종전 입장을
되풀이 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 한국측은 FIFA에 공문을 보내고
정몽준 위원장도 지난 16일 외신기자 회견에서 일본측을 성토한 바 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19일 서울에서 열린 한-일 사무총장 회의에선 이
문제에 대해 아무런 논의를 하지 않았다.
이제라도 조직위는 FIFA와 일본 측에 우리의 입장을 강력히 전달해야
한다. 마침 29일엔 프랑스 칸에서 FIFA와 한국, 일본의 3자
사무총장회의가 열린다. 이날 회의에서 조직위는 일본의 입장권 명칭
뿐만 아니라 일본이 무분별하게 쓰고 있는 '일본/한국' 표기에 대해서도
따져야 한다. 지난 16일 월드컵 D-500일 일본측 행사에 등장한 현수막과
상징물은 물론 월드컵 마스코트 명칭공모 행사장에 내건 현수막에도
'일본/한국'으로 표기돼 있었다. 일본의 월드컵 개최도시 홈페이지에도
'일본/한국'으로 표기된 곳이 많다.
더 심각한 것은 일본 외에도 '일본/한국'으로 바꿔 사용하는 나라가
많다는 점이다. FIFA 본부가 위치해 있는 스위스와 축구종주국
잉글랜드의 축구협회 홈페이지에도 '일본/한국'으로 표기돼 있다. 아직
파악되지 않았을 뿐이지 전세계적으로 명칭이 뒤바뀌어 표기되는 사례는
엄청나다. 그러다보니 '2002년 월드컵=일본'을 떠올리는 외국인이 많은
현실이다.
때문에 조직위는 29일 사무총장회의에서 일본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 잘못 쓰고 있는 월드컵 명칭에 대해서도 FIFA와 일본에 강력히
시정을 촉구해야 한다. 한국 월드컵조직위의 소극적인 대처로 불씨를
키운다면 정말 곤란하다.
< 스포츠조선 신향식 기자 shi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