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홍콩에서 벌어진 칼스버그컵축구 3·4위전에서 고종수(가운데)가 파라과이의 루벤 마이도나도(오른쪽)를 제치고 상대 진영으로 쇄도하고 있다.

축구 국가대표팀 히딩크호가 ‘연착륙’을 예감케 했다. 한국은 27일 홍콩에서 벌어진 칼스버그컵 3·4위전에서 남미의 파라과이와 90분 동안 1대1로 비기고, 승부차기에서 6―5로 승리했다.

한국은 몇차례 수비 허점을 보이긴 했지만 지난 24일의 노르웨이전(2대3 패배)에 비해 공격과 수비에서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특히 고종수는 선제골을 넣고, 과감한 돌파에 이은 날카로운 센터링을 날리는 등 달라진 몸놀림을 보여 주었다.

히딩크 감독은 전반전 선수 기용에 변화를 줬다. 노르웨이전에서 활약한 스트라이커 김도훈의 짝으로 유상철을 기용했고, 박지성을 중앙 미드필더로, 박성배를 오른쪽 미드필더로 내세웠다.

미드필더와 수비진은 기대에 부응했다. 적극적인 압박 수비가 돋보였고, 홍명보·이민성·김태영·심재원이 나선 포백(four back)과 미드필드진의 커버 플레이도 잘 이뤄졌다. 전반 36분 수비가 4명이면서도 파라과이 모리니고의 돌파를 허용한 것을 빼곤 결정적인 위기는 없었다. 왼쪽 미드필더 고종수도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하는 모습을 자주 보였고, 이영표와 박지성의 중앙 미드필더의 호흡도 잘 맞았다.

반면 공격은 노르웨이전 후반만 못했다. 투톱으로 나선 김도훈과 유상철은 공간 확보와 위치선정을 할 때 호흡이 맞지 않았다. 상대 수비진을 흔들어 미드필더들이 침투할 공간을 만드는 역할도 제대로 못했다. 2대1 패스나 개인돌파에 의해 슈팅찬스를 얻기에도 역부족이었다.

후반전 파라과이가 적극적인 공격을 펼치면서 한국의 기회도 많아졌다. 첫 골이 터진 것은 후반 11분. 미드필드 중앙에서 유상철이 스루패스를 찔러주자 파라과이 페널티지역 정면으로 파고 들던 고종수가 20 지점에서 중거리슛, 파라과이의 골 그물을 흔들었다. 한국은 23분 심재원이 파라과이의 모리니고를 제대로 막지 못해 동점골을 허용한 뒤 박성배와 고종수를 빼고 서동원, 서정원을 투입했지만 추가골에는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