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기부 예산 선거자금 지원」 사건에서 강삼재 의원이 중학교
후배를 도우려다 되레 검찰 수사에 결정적인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강 의원이 96년 총선자금 940억원 대부분을 맡긴 곳은 경남종금
서울지점. 이 곳 지점장 주모씨는 지점장에 오른 뒤 강 의원을 찾아가
『중학교 1년 후배인데 도와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그러나 별다른
도움을 못 주던 강 의원이 안기부 자금을 지원받자, 경남종금 수신고를
높여주려고 자금 대부분을 이곳에 맡겼다가 수표로 인출해 의원들에게
나눠줬다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돈 흐름의 길목인 경남종금을 잡은
뒤부터 수사가 술술 풀렸다』며 『강 의원이 여러 곳에 분산입금했으면
수사가 어려움을 겪을 뻔했다』고 말했다.

반면 김기섭 전 안기부 운영차장은 끝내 「모르쇠」로 일관,
검찰의 애를 태웠다. 김 전 차장은 안기부 예산 지원 사실만 인정할 뿐
공모자나 윗선에 대해선 일체 함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차장은
『설사 강 의원이 청와대 개입을 인정한다해도 나는 시인할 수 없다』며
완강히 버텼다고 한다. 홍인길 전 청와대 총무수석도 조사
과정에서 『김 전 차장은 주군을 위해선 죽음도 불사할
사람』이라며 『수사가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한다.

한때 「우인길, 좌원종」으로 불릴 정도로 김영삼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홍 전 수석과 이원종 전 정무수석은 조사 과정에서
감정이 많이 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수석이 『홍 전 수석에게 돈을
타쓰기만 했지 돈을 준 적이 없다』고 주장하자, 홍 전 수석이 『말도
안된다』며 허탈해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들을 대질시키려
했으나, 이 전 수석이 원치않아 대질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홍 전 수석의
측근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