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일사상 고수-경제방식 변화 "두마리 토끼 사냥" ##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1세기를 맞아 '새로운 관점'을 촉구한 발언이
국내에서 '신사고' 운동으로까지 해석되면서 주목받고 있다.
노동신문은 1월 4일자 2면에서 "21세기는 거창한 전변의 세기, 창조의
세기이다"라는 제목으로 그의 발언을 소상히 소개했다.
그러나 그의 발언에는 국내 일부 언론과 김대중 대통령까지 언급한
'신사고'라는 단어는 찾아볼 수 없다. 함의와 맥락으로 보면
'신사고'라는 표현도 가능할지 모르나,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의
개혁·개방정책의 키워드였던 이 단어를 김정일의 발언에 바로
대입시키기는 무리인 듯하다.
김 위원장의 발언은 전체적으로 '변화'에 무게가 실려있는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그러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당과 수령에 대한 충성과 주민들의
일심단결을 바탕으로 한 '현상 고수'를 동시에 강조하는 양면성을
드러내고 있다. 구체적으로 경제분야, 특히 일하는 자세·태도·방식과
관련해서는 '전환' '일신'이라는 단어로써 '변화'를, 정치(체제)와
사상분야에 있어서는 '고수'를 요구하고 있다.
이는 북한이 강성대국 건설을 제창하면서 정치사상강국과 군사강국은
이룩했으나 경제강국은 아직 이룩하지 못했다면서 앞으로 경제강국
건설에 매진할 것이라고 밝힌 것과도 궤를 같이한다. 다만 경제강국
건설을 위해서는 기존의 사고방식과 관행, 틀로써는 경제강국은 차치하고
경제회생조차 쉽지 않다는 인식아래 좀더 과감하고 적극적인 자기혁신과
자세전환을 역설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의 발언에 묻어나온 '변화'와 '고수'의 함축어들을
풀어본다.
▷"지금은 60년대와 다르므로…": 김 위원장의 발언 가운데 '변화'를
가장 상징적으로 대변하는 표현이다. 1960년대는 북한 사회주의경제의
기본 틀과 시스템이 갖추어진 시대이다. 이 때 구축된 경제메커니즘이
오늘날까지 이어져 왔다. 농업관리체계인 '청산리정신·청산리방법'과
공업관리체계인 '대안의 사업체계' 등이 모두 1960년대에 확립된
것이다. 그가 "지금은 60년대와 다르므로"라고 한 것은 기존
경제메커니즘의 한계와 쇄신의 필요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우리는 농사법에서도 새로운 혁신과 혁명을 일으켜야…":
농사법이라는 일반 명사를 사용했지만 다분히 '주체농법'을 염두에 둔
것으로 이해된다. 김일성 주석이 창안했고 가장 합리적인 영농방법이라고
주장해온 주체농법을 정면으로 부인할 수는 없는데 따른 우회적인
표현이기도 하다. 주체농법은 김 주석이 창안한 것이라는 이유로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 시대에는 대홍단정신이 나래쳐…": 북한이 대홍단정신에 대해
명쾌하게 설명한 적은 없다. 다만 "돌 우(위)에서 꽃을 피우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등의 말과 곧잘 어울려온 점에 비추어 볼 때 자력갱생의
정신, 무조건성의 정신, 새로운 시작 등을 함축하는 말로 해석될 수
있다.
▷"대담하게 없애버릴 것은 없애버리고 기술개건을 하여야…": 이제
생산성 없는 단위는 과감히 정리하고 과학기술발전을 통한 경제회생에
총력을 경주하겠다는 의미로 들린다.
▷"지난날과 같이 군대와 인민이 당의 령도에 끝없이 충실하도록…",
"혁명의 붉은기를 고수해온 것처럼…": 북한에서 당의 영도는 곧 수령의
영도이며, 붉은기는 사회주의를 상징한다. 따라서 김 위원장은 군을
앞세워 통치하는 기존의 선군정치 방식을 유지하면서 이를 통해 우리식
사회주의체제를 고수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1950년대의 안영애, 1960년대의 리신자, 길확실같은…": 세 사람 모두
당대를 대표하는 여성영웅이다. 경기고녀 출신의 안영애는 6·25전쟁 때
인민군 간호원으로 투신해 복무하다 전사했다. 그를 기린
안영애개성의학대학(옛 자남산대학)과 안영애영웅군의소가 있다. 평남
승호군 리현협동농장 민청위원장 출신인 리신자는 선동원으로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해 김일성으로부터 '리현리의 길확실'이라는 칭찬을 들은
인물이다. 길확실은 평양제사공장 작업반장으로 있으면서 다른
작업반보다 몇배의 작업량을 소화해내 천리마작업반운동의 선구자로
떠오른 맹렬여성. 천리마제강소의 진응원과 함께 이 운동을 이끈
쌍두마차이기도 하다. 김 위원장이 이들의 이름을 거명한 것은 제2의
안영애·리신자·길확실을 기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노래 의 선률이…": 김 주석 사후
지난 5년간 가장 널리 불렸던 노래로 전해지고 있는데 김 위원장이 이
노래가 21세기에도 계속 불려야 한다고 언급한 것은 수령을 중심으로
한 주민결속을 역설한 말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