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기부 예산 불법지원 사건에 대한 검찰수사가이원종(李源宗)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 대한 소환.조사로 막바지 급물살을 타고 있다.

검찰의 이 전수석 소환은 ‘안기부-청와대-신한국당’으로 이어지는 이번 사건의기본 구도에서 볼 때 안기부와 신한국당에 이어 96년 4.11 총선 당시 청와대 라인에대한 수사의 신호탄으로 여겨진다.

지금까지 검찰은 김기섭(金己燮) 전 운영차장과 권영해(權寧海) 전 부장을 비롯한 안기부 고위간부들에 대한 조사를 일단락짓고 선거자금을 받은 신한국당쪽 실무자 조사 등을 통해 안기부 자금의 조성및 배분 경위를 집중적으로 파헤쳐왔다.

그러나 신한국당쪽에 대한 수사는 국회의 체포동의안 처리를 기다려야만 하는강삼재(姜三載) 의원 조사가 남아 있어 더 이상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는데다 돈받은 정치인들에 대한 소환.조사도 현실적인 벽에 부딪혀 이미 ‘조사포기’를 선언한상태다.

검찰은 이에따라 구여권 청와대 라인의 핵심인물인 이 전수석에 대한 소환.조사를 통해 수사의 돌파구를 모색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검찰은 실제로 그간 김 전 차장과 신한국당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를 통해, 이전수석이 총선직전 강 의원과 3~4차례 만났다는 진술을 확보하는 등 안기부 자금 전용과정에 이 전 수석이 관여한 것으로 의심되는 단서를 일부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씨를 상대로 김영삼(金泳三) 전대통령과 차남 현철(賢哲)씨의 관련여부도 캘 것으로 보이지만 소득은 별로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 전수석이 검찰 소환전까지 안기부 예산전용 과정에 개입한 혐의를 강력히 부인해온데다 김 전대통령 부자가 개입했다는 구체적인 단서도 포착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씨에 대한 사법처리 여부 역시 혐의내용에 대한 결정적 물증이나 진술이 확보돼있지 않아 불투명한 상황이다.

검찰 관계자는 “안기부 자금이 신한국당으로 유입된 과정을 파악하려면 김 전차장과 강 의원이 가장 중요한 조사대상이나 김전차장은 결정적 진술을 회피하고 있고강의원은 신병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라 이 전수석에게 당시 정황을 물어보고 개입 여부를 추궁할 수 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결국 검찰은 이 전수석 조사를 통해 설연휴 이전에 일단 안기부와 청와대, 신한국당 관계자들에 대한 기초조사를 마무리한 뒤 향후 강 의원 신병확보 여부를 보아가며 실체파악을 위한 장기수사에 돌입할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권혁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