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28)는 19일(이하 한국시간) 1년간 990만달러에 예상을 뒤엎는
전격적인 계약을 해 다저스 유니폼을 계속 입게됐다. 전적으로 스캇
보라스의 시나리오대로 움직인 셈이다. 1년 계약후 프리에이전트 자격을
획득하면 메이저리그 투수 사상 최고액을 노리는 '메가 딜'을 성사시킬
수 있다는 계산이다.
박찬호는 이미 2001년 프리에이전트 클래스중 최고의 투수로 꼽히고
있다. 이제 만 28세의 한창 나이에 통산 65승을 거둔 정통파 투수
박찬호. 2001년 시즌에 15승 이상의 성적으로 거둬준다면 그의 내년
연봉은 또 한번 신기록을 경신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다저스
유니폼을 계속 입게 될지는 이제 미지수가 됐다. 일단 박찬호가
프리에이전트로 풀릴 경우 MLB 30개팀중 그를 원하지 않을 팀은 하나도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돈이 문제이므로 실제로 경쟁에
뛰어들 팀은 대폭 줄어들게 된다. 다저스의 케빈 말론 단장은 이날
컨퍼런스콜 기자회견에서 "일단은 찬호가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본인이 원하고, 또 팀에서 원하기 때문에 내년시즌이
끝난 뒤 장기 계약을 할 수 있으리라는 점에 대해서는 걱정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물론 말론 단장의 낙관적인 생각일 뿐이다. 최고 갑부인 양키스의
노쇠한 투수진, 역시 늙어가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선발진, 확실한
에이스 부재인 세인트루이스, 박찬호의 열성팬인 뉴욕 메츠 구단,
재건을 노리는 애너하임….당장 꼽아도 다저스를 노릴 팀들은 다섯
손가락이 부족하다.
결국 올시즌 1년 계약을 한 것은 또 한번의 사상 최고 계약을 노리는
스캇 보라스의 각본이 그대로 사실로 나타난 결과가 됐다.
한편 워낙 소문이 많고, 대형 계약들이 터져나온 끝물이라 액수에
관해서는 다소 불만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990만달러는
프리에이전트가 아닌 투수가 1년 계약을 하면서 사상 최고로 많이 받은
액수. 보라스는 "메이저리그 최고투수 페드로 마르티네스도
프리에이전트가 되기 전 1년 계약을 하면서 800만달러를 받았었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