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시내에 새로 개장한 의류전문 백화점에 들렀다. 아직 진열이
덜 된 점포도 있고 해서 다소 어수선한 편이었고 오전이라 그런지 고객도
많지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구내방송으로 흘러나오던 음악이 중단되고
다른 음악이 나오더니, 곧 안내음성이 들렸다.
"입주자 여러분, 지금처럼 갑자기 음악이 중단되고 이 곡이 나오면
가짜상표 단속요원이 나왔다는 뜻이니 신속히 대처하시기 바랍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망치로 뒤통수를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결국
여기서 판매하는 제품의 품질을 믿고 찾아온 소비자들을 우롱한 것이
아닌가. 대구시에서는 IMF 이후 어려운 지역경제를 살리려고, 시와
섬유업계가 손을 잡고 '밀라노 프로젝트'라는 야심찬 계획을 추진
중이다. 이미 많은 예산이 투입되었고, 패션을 주도한다는 목표를 가진
백화점도 몇 개 개장되었다. 그런데 그런 구호 아래 개장한 백화점이
가짜 상표로 고객을 속이려 들다니, 말이 되는가. 당국에서는 이런
사실을 알고 있는지 궁금하다. 부디 상인들이 앞장서 자발적으로 가짜
상표를 뿌리뽑고, 자존심을 찾았으면 한다.
( 윤위한 63·퇴직 교사·대구 중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