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도·보수 뒤섞은 ‘비빔밥 정책’ ##

조지 W 부시(George W. Bush) 미 차기 행정부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그가 주창한 '중도보수주의'가 앞으로 과연 어떤 모습으로 현실화
되느냐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그의 일명 '온정적 보수주의'를 양당의
중간지대에 몰려있던 부동표를 낚기 위한 위장 선거전술이었다고
혹평한다. 존 애쉬크로프트(John Ashcroft) 법무장관 지명자 인준을
둘러싸고 민주당과 진보적 단체들이 전열을 가다듬고 있는 것은, 부시를
'골수 보수'로 몰아치며 양당간에 흐려진 전선을 분명히 하기 위한
선제공격이다. 국민화합을 취임사의 주제로 삼고 있는 그를 임기
초반부터 색깔논쟁으로 타격을 가하고 힘을 빼려는 전략인 셈이다.

실제로 그가 내건 '온정적 보수주의'는 아직 모호한 점이 많다. 그의
입김이 반영된 공화당의 새 정강정책은 전반적으로 중도적인 색채가 훨씬
강화됐지만, 외교정책과 낙태, 동성연애등 분야에서는 전통적인 공화당의
보수적 입장을 확고히 유지하고 있다.

또 그가 정책마인드가 강하거나 철학적 사색을 즐기는 스타일이라기
보다는 사람들 속에서 '최대공약수'를 찾아내 추진하는 형이기 때문에,
향후 구체적인 정책의 향방은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다.

다만, 그의 최소한의 이념적 성향은 분명하다. 그 뿌리는 서부 텍사스,
고향 미들랜드에 박고 있다. 그는 뉴욕타임스 등 몇몇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를 이해하려면 미들랜드를 알아야 한다"며 "이곳에서
어린시절을 보냈고 이곳에 다시 묻히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온정적
보수주의가 미들랜드에서 형성됐느냐'는 질문에 "물론"이라고 답했다.

그는 어린시절 책을 읽지 않았다. 한때 푹 빠졌던 야구를 주제로 한
추리소설 정도를 읽었을 뿐이다. 하지만 그는 평범한 친구들과 몸으로
뒹굴며, 텍사스의 가치를 온몸으로 익혔다. 낙관주의, 부모과 연장자에
대한 경애, 전통과 종교 중시, 기업에 대한 신념과 적극적인 정부에 대한
불신…. 그는 전형적인 텍사스 석유사업가의 마인드를 갖고 있다. 선악의
구분이 분명하고, 회색지대가 별로 없다. 가식이 적고 쾌활하다. 열심히
일하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의 성공은 공화당 보수파를 견인하는 토대 위에서 민주당 일각의
협력을 획득할 때만이 담보될 수 있다. 그는 94년 텍사스 주지사에
당선된 뒤 이제는 고인이 된 밥 불록(Bob Bullock) 민주당 부지사와
보기드문 협력관계를 유지했던 것을 늘 자랑삼고 있다. 실제로 두 사람
사이는 아들과 아버지라할만큼 친밀한 관계로 발전했다. 만일 그가
중앙정치 무대에서 '제2의 불록'을 만들지 못한다면, 공화당 강경파에
파묻히거나 아니면 민주당에 끌려다니는 유약한 대통령이 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워싱턴=주용중특파원 midwa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