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겹이 껴입은 털스웨터에 코트, 털모자와 목도리, 무릎에는 숄. 연일 영하 15도 아래로 곤두박질 치는 혹한이 계속되는 요즘 서울 종로구 누하동 환경운동연합 직원 60여명은 종일 출근 복장 그대로 근무한다. 물론 내복은 필수다. 곳곳에서 손을 호호 불어가며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고 있다. 코트나 점퍼를 벗고 ‘의연하게’ 정장으로 일하는 이는 최열(최렬) 사무총장을 포함해 두세 명뿐이다.
16일 오전 11시. 온도계는 영상 9도를 가리키고 있다. 오전 9시 출근 직후엔 3~4도에 불과했었다. 통상적인 사무실 온도(22도)에 비하면 ‘냉장고’나 다름없다. 유독 외풍이 센 최 총장 자리 주변은 6~7도에 불과하다.
환경연합은 작년 11월부터 3층 건물 전체를 ‘에너지 자립형’으로 개축 중이다. 보통 건물처럼 보일러나 난방기구를 쓰지 않는 것이 대원칙. 대신 건물 앞면 전체에 유리를 씌워 ‘온실효과’를 얻고 지열(지열)을 대류시키는 정도로 보완하기로 했다.
공사가 끝나면 별도 난방장치를 쓰지 않아도 16도는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한다. 하지만 아직은 유리를 채 끼우지 못해 임시로 비닐을 덮었고, 날이 너무 추워 지열 효과도 조금 밖엔 보지 못하고 있다. 부득이 잠깐씩 가스보일러를 틀어 바닥을 살짝 덥히지만 손을 대도 미지근한 기운조차 느끼기 어렵다. 오후 5시 이후 해질 녘이면 온도가 급락, 거의 노천 수준으로 떨어진다.
양장일(양장일) 환경조사국장은 “그래도 두어 가지 설비로 바깥보다 무려 15도 이상 높게 유지된다”며 “좀 추운 건 사실이지만 에너지 절약을 몸으로 실천하자는 뜻에서 전열기를 동원하지 않고 겨울을 나기로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