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해 겨울을 후끈하게 달궜던 선수협 파동은 결국 승자도, 패자도
없이 끝났다.

한때 선수들의 집단행동으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는 것 처럼 보였던
선수협측은 구단의 '시즌 중단' 강경책에 백기를 들고 말았다. 물론
선수협 사태가 사회문제로 비화되면서 그 당위성을 국민에게 알리는
계기를 마련했지만 사회적인 파장에 비해 실질적인 성과물은 없었다.

선수협이 줄기차게 추진해왔던 사단법인화는 '관중 600만명 시대가
도래했을 때 검토한다'는 쪽으로 결론을 내림에 따라 당분간 재론
가능성이 없어보인다. 차기 집행부 선출 방식에서 구단들이 직선제를
수용할 의사를 보인 점이 유일한 소득.

선수협은 2000만원을, 구단측은 1500만원을 제시한 최저 연봉제를
비롯해 선수 연금 현실화, 외국인선수 축소 등의 사안은 앞으로 남은
쟁점들. 선수협의 입장에선 사단법인화란 명분을 포기한 만큼 실리라도
챙기겠다는 계산이지만 구단들이 받아들일 양보의 폭이 얼마나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구단 역시 당분간 치유하기 어려운 깊은 상처를 입었다. 이번 선수협
파동에서 구단들이 내세운 명분은 경제논리 말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어려운 국내 경제사정에선 안된다"는 각 구단 사장들의 입장은 선수협
주도 선수 6명을 자유계약선수로 공시하는 극단적인 조치로 이어지는
바람에 선수협 파동은 '일파'에서 '만파'로 확대됐다. 또 급기야는 '시즌
중단'이란 최악의 카드까지 뽑아든 것은 구단들의 협상력과 명분이
그만큼 약하다는 방증이었다.

〈스포츠조선 류성옥 기자 watchdo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