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쌓인 눈이 주적(主敵)」

강원도 산간오지에 주둔중인 국군은 보급로 확보와 민간인 밀집지역의 동선 확보를 위해 7만여 병력을 번갈아 투입하고 보유 장비를 총동원, 지난 8일부터 나흘째「눈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동부전선 최북단을 지키는 을지부대는 1 20 높이로 쌓인 눈을 치우느라 불도저, 그레이더, 페이로더 등 제설장비 30대를 풀가동, 인제군 원통면과 용대리를 거쳐 진부령에 이르는 46번 국도와 원통~서화~해안을 잇는 453번 지방도를 뒤덮은 눈을 쓸어내고 있다. 이들 장병들의 노고로 이 구간은 강원도내 큰 고개중 가장 먼저 정상통행이 재개됐다.

이들이 지난 나흘간 치운 눈의 양은 어림잡아 8 트럭 80여대 분. 강원도청 방제계는 이 정도의 양을 일반 용역업체에 맡겼으면 2000만원도 넘게 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대는 주변에 폭설이 사흘간 계속돼 지난 이틀 동안은 아예 케이블카로 초소 장병들에게 물자를 조달했을 정도였다.

3군단도 나흘동안 연인원 10만여명과 제설용 중장비 300대를 긴급 투입해 해가 떨어질 때 까지 제설작업을 펴고 있다. 특히 지난 8일에는 70cm가 넘는 폭설로 고립되었던 인제군 기린면 진동리 설피마을 40가구(이장 윤재수)의 불편을 덜어주기 위해 제설차 2대, 불도저 1대, 병력 100여명을 투입하여 밤샘작업을 강행, 8시간만에 30km길이의 도로를 개통시켰다. 이 부대는 제설 관련 대민봉사전화(033-463-6119)도 가동하고 있다.

제설장비조차 들어가기 힘든 어려운 고지를 담당하는 백두산부대 장병들도 나흘째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폭설로 오도 가도 못하는 처지였던 강원산간지역주민은 군이 있기에 그나마 간신히 고립신세를 면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