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자위축-주가불안 단숨에 털어...10년만에 큰폭 파격 인하 ##


앨런 그린스펀 의장이 이끄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3일
단행한 금리인하 조치는 두 가지 점에서 충격적이다.

우선은 연방단기금리를 현행 6.5%에서 6.0%로, 0.5% 포인트라는 큰 폭의
인하를 취한 것이다. 지금까지 0.5% 포인트 인상은 종종 있어 왔으나,
인플레이션을 염려하는 그린스펀 의장의 성격상 인하 시에는 거의 대부분
0.25% 포인트 인하를 선호해왔다. 그러나 이번의 0.5% 인하는 지난 92년
중반이후 거의 10년 만에 처음 있는 파격적인 조치였다.

금리인하 시기도 절묘했다. 보통 미 연준의 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연간
7차례의 정기 회의를 갖고 금리 조정여부를 결정한다. 그러나 이번
조치는 새해 첫 정기회의 예정일인 1월 30~31일을 4주 앞두고 중간에
단행된 전격적인 것이었다.

월가의 일부 투자가들도 눈치는 챘으나 이처럼 빨리 금리인하가 단행될
줄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 새해 개장하자마자 미 주식시장은 나스닥 등을
중심으로 폭락 기미를 보였으나 이날 금리인하로 14.17% 라는 사상
최대의 폭등을 기록했다.

이같은 이례적인 금리인하 조치는 미 연준이 그만큼 미경제를
'연착륙(Soft Landing)'시키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는 점을 반영하는
것이다. FRB는 이날 금리인하 계획을 발표하면서 『앞으로 경기의 급속한
둔화조짐이 보이면 금리를 추가로 인하하겠다』고 밝혀, 오는 1월30일의
정기회의시 추가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월가의 도나 존슨 「뱅크 원 캐피털 마켓」 수석연구원은 『미 연준은
경착륙(Hard Landing)을 막기 위해선 어떤 수단도 강구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했다』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왜 FRB는 이처럼 전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했을까? 우선의 미국
주가의 불안정성을 염려한 때문으로 분석된다. 주가가 끝없이 추락할
경우 미 경제는 주가폭락 지출감소 기업매출감소 소득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구렁텅이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특히 2일 발표된 전국구매관리자협회(NAPM)의 제조업 공장지수는 지난
12월에 43.7로 지난 91년 4월이래 거의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많은 경고 사인이 나타나고 있다. 3분기 GDP 성장률은
2.4%로 4년 최저였다.

또 그동안 과열경기를 진정시키기 위한 FRB의 6차례의 금리인상이
과도했다는 지적도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FRB가 지난 99년 6월부터
2000년 5월까지 금리를 모두 1.75 % 포인트 올림으로써 경제에 지나친
부담을 주었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 대출이나 소비자 금융은
거의 10%가 넘는 이자율을 기록, 기업의 수익률과 소비자들의 구매력
둔화를 야기했다는 지적이다.

그린스펀 FRB 의장도 지난 12월 초 『이미 활력을 어느 정도 잃은
경제에서는 신중성이 확대되고 금융 자산가치가 줄어 가계와 기업 지출의
급격한 위축을 예고하거나 촉진할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발언,
금리인하 가능성을 이미 예고했다. 그러나 막상 12월 말의 FOMC 회의에서
금리인하가 단행되지 않자 또다시 주가가 폭락하는 현상이 나타났었다.

일단 FRB의 이번 금리인하는 많은 환영을 받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호스트 쾰러 총재도 이례적으로 환영의 뜻을
밝혔고, 부시 대통령 당선자측도 크게 환영했다. 투자가들도 주식
사모으기에 다시 뛰어 들었고, 미국 제조업연맹측도 지지하고 나섰다.

그러나 문제는 주가의 상승세가 꾸준히 유지될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금리조정의 효과가 기업의 수익성에 나타나는 기간이 적어도 6개월이라는
점을 감안할 경우 의문을 나타내는 시각도 있다. 또 석유가의 불안으로
인플레이션의 위협도 상존하고 있는 형편이다.

현재로선 루디 돈부시(Rudi Dornbusch) MIT 교수 등 대다수의
경제학자들이 미 경제가 연착륙이 가능하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으나,
역사적으로 볼 때 FRB가 연착륙에 성공한 적이 거의 없었다는 점도
부담스러운 일이다.

( 워싱턴=강효상특파원 hskang@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