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이 금강산 관광사업을 시작한지 2년 사이 29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는 민간기업과 북한과의 거래에 대해
왈가왈부 할 처지는 아니다. 하지만 금강산 관광사업이 '남북관계'라는
개념이외에 국민경제와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이미 일정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에서 국민의 큰 걱정거리가 아닐 수 없다.

현대그룹의 금강산 사업추진은 처음부터 경제논리와는 거리가 있었다.
정주영 명예회장의 「경제외적 집념」에 현실정치 논리까지 가세하면서
1인당 200달러라는 전대미문의 「입산료」를 지불하면서, 그것도 장사가
되든 안되든 무조건 약속한 돈을 갖다줘야하는 이른바
럼섬(lump-sum)방식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 돈을 연간 관광객이 최소
50만명 이상이 되어야 가능하다. 그러나 실제 관광객은 18만명 수준에
불과했고 그래도 약속한 돈은 꼬박 꼬박 지급해, 지금까지 북한에
송금한 돈은 무려 2억7000만 달러에 달했다. 이런데도 오는 2005년초까지
9억4200만달러를 지급하기로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현대의 금강산 관광적자는 결국 현대그룹 부실의 한 요인이 되었으며
현대그룹 부실이 구제금융 지원 등으로 국민경제에 직·간접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이 현실이다. 현대건설의 유동성 위기도 따지고 보면 그것과
관련이 전혀 없다고 할 수 없으며 현대건설에 대한 자금지원은 결국
국민의 부담으로 돌아온다.

우리는 물론 정주영회장의 소떼 방북과 금강산 사업이 남북 화해와
교류에 일정부분 기여한 점을 외면할 생각은 없다. 또 정부가 현대측에
금강산 관광사업을 적극 권장했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기업의
기본적인 존립목적은 「비즈니스」에 있으며 그점에서 금강산 사업의
「비즈니스」적 성패에 대해 현대측은 엄정한 책임을 져야만 한다.
그렇지 않고 주먹구구식으로 달려들었다가 손해를 보면 설마 정부가
해결해 주겠지 라는 식의 과거의 타성과 무책임성에 빠진다면 국민만
피해를 입을 수 있다. 금강산 관광적자가 국민경제를 「볼모」로 잡는
일이 더 이상 있어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