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택시서비스 개선을 위해 내년 상반기중 10인승 대형택시,
브랜드 택시 등을 도입할 계획이지만, 신종 택시 도입이 서비스의
개선 없이 요금만 간접 인상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교통
전문가들은 IMF 경제위기 후 자취를 감췄다가 최근 연말을 맞아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는 합승, 승차거부 등 택시 불법운행에 대한 점검과
개선책 마련이 먼저라고 지적하고 있다.
25일 새벽 1시 종로. 거리엔 택시를 잡으려는 승객들로 넘쳐 있었지만
쉽사리 택시를 잡기는 힘들었다. 빈 택시들은 시 외곽으로 향하는 장거리
손님들을 태우기 위해 차문도 열지 않은 채 차창 너머로 목적지만
물어보고 지나치기 일쑤였고, 이미 손님을 태운 택시들은 합승할 다른
손님을 찾고 있었다. 택시를 잡기 위해 30분이나 기다렸다는 회사원
채모(30·마포구 중동)씨는 『어렵게 빈 차를 세웠지만 「방향이 맞지
않는다」면서 그냥 가버렸다』며 『「교대시간이라 못간다」고 해놓고
바로 앞에서 다른 손님을 태우는 택시도 봤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최근 택시 서비스의 고급화와 차별화를 위해 요금이
일반택시보다 30%가량 비싼 브랜드택시를 내년 상반기 중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회사택시들을 3000대 이상 규모로 두개의 브랜드로 묶어 총
1만2000여대를 운영, 장기적으로 택시업계를 재편하고, 요금인상을
「대가」로 서비스 향상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배기량 2000㏄급에 콜과
동시통역시스템, 영수증 발행기 등이 설치된 브랜드 택시로 모범택시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 서울시의 계획이다. 또 인천국제공항
개항과 2002 월드컵에 대비, 단체승객과 짐있는 승객의 수송편의를 위해
10인승 대형택시도 내년 3월쯤 도입할 계획이다. 대형택시 요금은
모범택시 수준(기본요금 3000원)에서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브랜드택시 도입이 발표된 지난 5월, 전국택시노련 서울지부가
『기존 중형택시에 콜서비스 기능을 추가한 것에 불과하며 실상은
택시요금을 편법인상한 것에 불과하다』며 반대입장을 밝히는 등 신종
택시에 대한 반론도 만만찮다. 대형택시의 경우 『단체승객이 많지 않은
현 상황에서 자칫 편법으로 합승만 양성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서울시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서울시는 새 택시 도입과 함께 관련 규정을 강화, 위반시 50% 가중 처벌
등 강한 제재를 통해 서비스 향상을 꾀할 계획이지만 실효성은 의문이다.
박용훈 교통문화운동본부 대표는 『시범운행을 통해 예상되는
문제점을 충분히 검토해 대비하지 않으면 79년 콜택시, 88년 중형택시
도입때처럼 요금만 인상하고 서비스는 개선되지 않는 악순환을 되풀이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