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그라운드는 우리가 지키겠습니다."
위기의 야구판을 구해내는 데는 역시 선수들이 앞장서야 한다.
지난 1월 창립 이후 줄곧 시민단체의 행동력과 여론의 지원사격에 크게
의존해 온 선수협이 이번 겨울에는 "선수들이 가장 앞줄에 서겠다"는
'선수 자결주의' 원칙을 선언했다.
선수협 대표부는 21일 시민단체와의 연석회의에서 만난 각 단체
대표들에게 "모든 문제의 해결에 선수들이 우선적으로 나서겠다"면서
"자문과 지원세력으로 우리의 등을 밀어달라"고 말해 사실상 선수협
운동의 맨앞줄은 선수들에게 양보해줄 것을 부탁했다.
양준혁 부회장은 "그동안 선수들의 단결체를 만들자는 노력이 선수
자신들보다는 여론과 외부의 힘에 끌려가는 모습으로 비춰지는 일이
많았다"고 반성하면서 "우리의 힘으로 일어서야 진정한 선수협의 모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1월 KBO 등록선수의 5분의 1이 채 못되는 75명의 발기인으로
창립한 선수협은 가입선수의 최고치 기록이 130여명을 넘지 못했고,
지난 18일 2기 출범때도 29명의 사인밖에 받아내지 못했다. 여론과
팬들의 성원을 제편으로 끌어들여 '시대의 공감'을 얻는데는
성공했지만, 무엇보다 일반 선수들의 참여와 노력이 적었던 것은
선수협이 11개월의 고행길끝에도 여태 바로 서지 못하는 가장 큰
걸림돌이 돼왔다.
6개구단의 선수협 대표 방출 쇼크는 오히려 '침묵의 다수' 선수들이
일어서는 계기가 되고 있다. 비선수협팀인 현대가 탄원서 제출로 시동을
걸었고, LG는 집단 선수협 가입으로 단체행동에 나섰다. 나머지 팀의
선수단도 제각각 나름의 방식을 찾고 있어 지난 겨울과 달리 이번
겨울에는 선수협 사태의 당사자인 선수들이 모처럼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제 역할을 해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스포츠조선 이승민 기자 cjminn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