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신경제 과장됐지만 연착륙 성공할것...고민은 인플레" ##


지와 예의 프론티어 (6) 경제학의 '무서운 아이' 미국 하바드대
그레고리 맨큐 교수

미국 경제가 둔화세를 보이면서 지난 몇 년간의 신경제(New Economy)
현상이 끝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더욱이 내년에는 성장이
급락하면서 실업이 급증하는 경착륙의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나이 42세의 소장 경제학자이면서도 이미 대가의 길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미국 하바드대 그레고리 맨큐 교수의 진단은 다르다.
경제과학부 최성환 전문기자가 만나 미국의 신경제현상, 세계 경제의
현안과 전망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편집자)

- 미국이 장기호황을 누리고 있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크게 세 가지를 들 수 있습니다. 먼저 예금보험으로 인해 20세기
초반까지 흔했던 예금인출사태(bank-run)와 같은 불안정 요인이
사라짐으로써 금융이 안정화됐습니다. 물론 예금보험에 따른 도덕적
해이로 80년대에 저축대출은행 위기(S & L crisis)와 같은 홍역을
치르기도 했습니다. 둘째, 재정이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남으로써 경제적 안정이라는 부산물을 얻게 된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연방 정부의 규모(국내총생산 대비)는 20세기 초반에 비해 무려 7배 정도
커졌습니다. 이에 따라 경기가 둔화될 경우 소득세가 줄어들고 실업보험
및 수당 등이 늘어나게 됨으로써 재정이 경기 둔화를 완화시키는 일종의
자동안정장치(built-in stabilizer)의 역할을 하게 된 것입니다.
세번째로는 중앙은행인 FRB의 효과적인 금융정책을 들 수 있습니다.
FRB가 적절하면서도 선제적인 금융정책으로 국민의 신뢰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경제안정에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 그렇다면 이제 미국은 경기후퇴 또는 불황이 없다는 말입니까?

"그건 절대로 아닙니다. 1800년대 중반부터 제1차 세계대전 전까지는
경기확장 국면이 평균 27개월에 불과했던 것이 1945년 이후에는 50개월로
늘어났습니다. 특히 1980년대 이후 경제가 안정세를 보이면서 확장
국면이 더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호황이 예전에 비해 길어졌을
뿐 불황이 없어진 것은 아닙니다."

- 요즘 미국 경제는 주식시장이 하락하는 가운데 무역적자 폭 확대, 낮은
저축률, 유가 급등 등으로 대내외 환경이 악화되고 있습니다만.

"그런 요인들은 결국 경제내 불확실성을 높이면서 물가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입니다. 현재 미국 경제의 가장 큰 위협은
인플레이션입니다. 성장세가 높아지면 물가는 오르기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FRB가 작년 중반 이후 계속 금리를 인상함으로써
주식시장도 어느 정도 거품을 제거하고 있을 뿐아니라 실물경제도
둔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 경제가 연착륙(연착륙·soft
landing)에 성공할 것으로 봅니다. "

-그럼 미국의 신경제 현상도 이제 끝나는 것입니까?

"지난 5년간의 고성장·저실업·저물가 현상을 신경제라고 부를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다소 과장된 면이 있다는 생각입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전통적인 경제법칙은 여전히 살아 있고(Old rules still works), 역사는
반복되기 마련입니다."

- 최근 유럽지역의 단일통화인 유로(Euro)의 약세를 반전시키려고 미국을
포함한 주요 선진국들이 외환시장에 공동개입하고 있는데 대한 당신의
견해는 무엇입니까?

"몇 차례의 개입을 통해 드러난 것과 같이 그 효과는 단기적일
뿐입니다. 유로가 강세로 돌아서기 위해 필요한 것은 시장개입이 아니라
유럽지역의 안정적 성장과 낮은 인플레이션입니다."

- 아시아, 남미 등 신흥시장 국가들이 반복적으로 금융위기를 겪는데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안타까운 사실은 그런 위기의 원인 또는 가능성에 대해 경제학자들이
제대로 설명할 능력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국제자본가들의
행태는 한마디로 수수께끼라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이들
국제자본가들의 비합리적 행태에 대해 각국의 정부가 단기적 정책으로
대응하기는 어려울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보다 장기적 대비가
필요하다고 하겠습니다."

- IMF 등 국제금융기구의 위기 대응 능력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IMF의 경제학자들도 다른 대부분의 경제학자들과 크게 다를 것이
없다고 봅니다. 그러나 위기에 직접 대응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선택한 방식이 최선이라는 인식을 스스로는 물론 관련 당사자들에게
심어줄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그들을 비난할 수만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 미국이 나서서 추진하고 있는 글로벌화에 대한 견해는?

"글로벌화의 핵심은 자유무역(free trade)에 있습니다. 미국은
자유무역을 통해 세계경제가 성장을 지속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미국은 50개 주가 가장 자유스러운 자유무역 지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그러나 이같은 자유무역이 국가간에
시행되기 위해서는 많은 장애요인이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미국은 자유무역을 주장하면서도 철강 등에서는 보호책을 유지하는
모순을 보이고 있습니다."

- 지난 10월 중순 워싱턴 포스트 등 주요 신문에 토빈, 모디글리아니 등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를 다수 포함하는 300여명의 경제학자들이 부시
대통령 후보의 대규모 감세정책에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경제학자들이 서로 다른 견해를 가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나를 포함한
다른 상당수의 경제학자들은 부시의 감세정책에 찬성하는 입장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포천 지 11월호를 보기 바랍니다. 나는 부시 후보의
감세 정책에 찬성하고, 앨런 블라인더 프린스턴대 교수(전 FRB 부의장)는
반대하는 입장으로 일종의 찬반토론입니다."

- 교수님이 쓰신 '경제학원론'은 출판되자 마자 사무엘슨(Paul A.
Samuelson) 교수의 '경제학원론'이 누리던 50년 아성을 제치고 베스트
셀러로서의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그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그 책은 1992년에 시작해 약 5년여 동안 썼습니다. 집필하면서 가장
많이 생각한 것은 '내가 읽고 싶은 책을 쓰자'는 것이었습니다. 또
책에 담을 토픽 및 내용에 있어서는 다음 두 가지의 원칙을 지키려고
노력했습니다. 첫째는 책 제목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경제학을 배우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경제원칙이 무엇인가?'였습니다. 둘째는
학생들에게도 '희소성의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다시
말해 학생들도 경제학 공부만 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이에
따라 책의 내용이 가장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경제원칙을 이해하는데
중점을 두면서 전체적으로는 간단명료하도록 했습니다. 실제로 내 책의
분량은 대다수 경제원론 교과서에 비해 약 4분의 3에 불과합니다.
결과적으로 학생들이 읽고 싶어하는 책을 썼기 때문에 학생들이 좋아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레고리 맨규...14개국어 번역 "거시경제학"은 필독서


폴 사무엘슨(MIT) 교수의 '경제학원론(Economics)'은 1948년 초판
이후 16판을 거듭해 온 경제학 교과서의 불후의 명작이다. 1998년에
출판되자 마자 이 아성을 단번에 무너뜨린 '경제학원론(Principles of
Economics)'의 저자가 그레고리 맨큐(N. Gregory Mankiw) 교수이다.
그의 또 다른 명저로는 4판을 거듭하면서 한국어를 비롯한 14개국 언어로
번역돼 전세계 경제학도들의 필독서로 자리를 굳힌
'거시경제학(Macroeconomics)'이 있다.

맨큐 교수는 1958년생으로 프린스턴 대학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84년
MIT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MIT 대학에서 1년
가르치다 85년에 하버드 대학 경제학과로 옮겨 지금까지 재직하고 있다.
미국 대학들의 경우 조교수(Assistant Professor)에서 정교수(Full
Professor)로 승진하는데 빨라야 5~6년이 소요되는데 맨큐 교수는 2년
만에 정교수로 승진했다.

맨큐 교수는 1980년대 초반 레이건 대통령 시절 경제자문위원회(CEA)의
이코노미스트를 역임했으며 현재는 미국 최대의 민간경제연구소인 NBER의
통화경제팀 팀장 겸 연구위원을 맡고 있다. 또 RES(Review of Economics
and Statistics) 등 유명 경제 학술지의 편집장을 맡아 보는 한편 97년
이후 포천지에도 정기 기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