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이 20일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벌어진 일본과의
친선경기에서 1대1로 비겼다. 한국은 이탈리아에서 '축구유학'중인
안정환이 선제골을 뽑아냈지만 전반 25분 김상식이 퇴장당하면서 숫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했다. 선수 기용과 공격·수비 전술의 다양성에는
아쉬움이 남았지만 골키퍼 김병지와 수비수 홍명보, 강철의 노련한
수비는 인상적이었다.

트레이드 마크였던 긴 머리를 자르고 나온 김병지와 안정환의 모습은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한국축구의 위기상황을 고스란히
반영했다. 일본은 특유의 두터운 미드필드를 앞세워 공격을 시도했고,
한국은 최용수와 안정환을 최전방에 포진시켜 득점기회를 엿봤다.
10여분의 침묵을 깬 것은 안정환. 전반 14분 미드필드 중앙에서 공을
잡은 안정환은 압박하는 일본 수비 두 명을 따돌리고 일본 문전을 향해
돌진했다. 또 한 명의 일본 수비와 몸싸움을 하며 페널티지역 정면까지
접근한 안정환은 오른발로 터닝슛, 골대 왼쪽을 파고드는 시원한 골을
뽑아냈다.

위기는 곧바로 닥쳤다. 전반 17분 야나기사와의 공격 때 태클을 시도한
강철에게 주심이 이해하기 어려운 반칙을 선언, 페널티킥을 내줬던 것.
하지만 김병지가 야나기사와의 슛을 다이빙하면서 쳐내고, 곧바로
나카무라의 위력적인 슈팅까지 막아내 실점위기를 넘겼다.

비슷하게 어울리던 경기는 전반 25분 김상식이 잇딴 파울로 퇴장을
당하면서 흐름은 완연히 일본 쪽으로 넘어갔다. 후반은 세밀한
패스워크가 살아난 일본의 일방적 우세였다. 한국 선수들은 후반 들어
급격한 체력 저하를 드러냈다. 조직적인 패스나 빠른 스피드를 이용한
개인돌파는 찾아보기 어려웠고 일본의 강한 압박에 허둥대며 공을
걷어내는데 급급했다. 결국 후반 11분 일본 야나기사와는 오른쪽에서
골대를 가로지르는 긴 센터링을 올렸고, 반대편 하토리의 머리에 정확히
맞은 공은 점프한 김병지를 훌쩍 넘어 한국 골 그물을 흔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