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훈 대표가 18일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민주당 새 대표 인선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후임 대표로는 원외인 김중권 최고위원이 유력한 흐름이다. 그동안 원내인 김원기 고문도 유력하게 거론되어 왔다.
그러나 김대중 대통령은 18일 오후 김 고문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총재(대통령)가 호남인데 대표도 호남은 곤란한다”면서 “당 운영에 협조해달라”는 뜻을 전했다고, 김 고문이 이날 밤 늦게 기자들에게 밝혔다. 그는 김 최고위원의 대표 기용 가능성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은 채 “원외란 것보다 지역이 더 문제인 것같다”고 말해, 김중권 최고위원이 ‘원외’라는 점은 결격사유가 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후임 대표를 인준하는 당무회의는 빠르면 20일 또는 21일쯤 열릴 수도 있을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김원기 유력설’은 권노갑 전 최고위원이 이끌었던 동교동 구파 주변에서 많이 나온 반면, ‘김중권 유력설’은 비동교동계에서 주로 거론됐다. 김중권 대표 체제가 될 경우, 권 전 최고위원과 제휴관계이던 이인제 최고위원의 입지가 약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는 여권의 대권후보 경쟁 구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김원기 고문이 대표가 되면 전형적인 ‘관리형 대표’ 체제가 되고 여권의 대권 게임에는 당장 의미있는 지각변동은 생기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김 대통령은 결국 대권 게임의 판도 변화란 미묘한 측면에도 불구하고 ‘영남 대표’의 상징성을 산 것같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의 수도권 출신 일부 초·재선 의원들은 ‘실세형 대표’를 전면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김 최고위원과 김 고문 두 사람 모두에 대해 거부감을 표시했다. 한 초선의원은 “다수의 초선의원들이 현재의 난국을 풀려면 ‘실세형 대표’가 필요하다”며 “빠른 시일 안에 대통령에게 우리 의사를 전달하는 방법이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이 말하는 실세형 대표는, 지난 8월30일 전당대회 최고위원 경선에서 1·2위를 한 한화갑, 이인제 최고위원 등을 가리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