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러니까 아무도 안 데려가지", "이왕 늦었는데 그냥 그 사람하고
해버리지 그래", "남자 없이 어떻게 살아"…. 결혼하지 않고 사는
여자. 이혼하거나 남편과 사별한 여자에게는 보이지 않는 손가락질이나
동정의 눈초리가 쏟아지기 마련이다. 혈연 중심으로 뭉쳐 폐쇄적인 우리
사회에서 결혼 상태가 아닌 여성들은 더욱 살기 힘들지 않을까. 여자
혼자 산다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 결혼 하지 않은 채 살아가는 여성들을
연구한 '싱글여성 탐구'라는 보고서가 나왔다. 지난해 '서울 여성의
전화' 회원 중 독신 여성들이 모여 만든 '싱글여성모임'이 낸
100페이지 짜리 책자다. 회원들은 지난 3월부터 '비혼' 여성
연구에 돌입해 28세 이상 미혼이거나 이혼, 혹은 사별한 여성들을 인터뷰
한 뒤 이번 보고서를 작성했다. 보고서에는 혼자 사는 여자들의 즐거움과
어려움이 경험과 사례 중심으로 펼쳐진다. 여성들은 혼자 사는
즐거움으로는 자유와 여유, 필요 항목으로는 경제력을 꼽고 있다. 또
'남성은 생계 부양자, 여성은 경제 의존자'라는 고정관념이 강한
우리나라에서 가뜩이나 여성 취업의 문은 좁은데 독신들은 아파트
청약이나 전세금 융자시 불이익을 본다고 말한다. 인터뷰에 응한 여성들
사이에서는 또 노후 계획과 관련, 자식과 떨어져 혼자 살거나 마음 맞는
친구들과 공동체를 이뤄 살고 싶다는 대답이 많이 나왔다. 앞으로
우리나라에도 서구처럼 비혈연 가족이 점차 많아지리라는 전망도 나왔다.

(정재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