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의 성인 맹자는 인간은 측은지심, 수오지심, 사양지심, 시비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동물과 다르다고 했다. 그 중에서 특히, 예의
단서가 되는 사양지심은 서로 양보하고 공경하는 마음을 두고 하는
말이다.
얼마 전 일과를 마치고 퇴근할 때 일이다. 학교 앞 도로는 1차 편도여서
출근할 때는 좌회전, 퇴근할 때는 우회전 하는 곳이다. 신호등이 없고,
교통의 요지여서 많은 자동차들이 왕래한다. 그래서 출·퇴근할 때
상대방 차가 양보하지 않으면 한참 기다려야 한다. 급한 일이 있을 때는
몹시 난감한 곳이다.
그 날은 마침 약속이 있어 마음이 급했다. 교문 앞에는 차들이 연달아
있었다. 한 대, 두 대, 세 대 그냥 아랑곳없이 지나간다. 어떻게
해야할지 망설이고 있을 때, 소형차를 운전하던 한 아가씨가 미소 지으며
양보의 손짓을 했다. 뒤에서는 묵직한 덤프차가 빨리 안 간다고 빵빵
경적을 울려대고 있었다. 그럼에도 아가씨는 상관없다는 듯 태연하게
미소 지으며 가라고 손짓했다. 나는 답례의 손짓을 한 뒤 교문을 나올 수
있었다.
그날은 하루종일 기분이 좋았다. 양보해 준 아가씨의 친절과 미소와
고마운 마음 덕분이었다. 그 후 맹자의 사양지심을 더욱 생활에서
실천하기로 결심했다. 차를 운전할 때면 밝은 미소와 친절한 손짓 속에
항상 내가 먼저 양보할 것을 맹세하면서 말이다.
(김창선·56·교사·전북 전주시 완산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