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국회의원 특별보좌관이 노숙자로 전락, 백화점에서 초콜릿 등을
훔치다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지난 10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식품매장에서 수입초콜릿 3봉지와 액젓 1병 등 모두 1만6000여원어치를
훔친 혐의로 11일 이모(50·무직)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씨는 H대 정치외교학과, Y대 행정대학원 석사출신으로,
78년부터 2년간 모 항공사 국제영업부에서 근무한 뒤 도미, S대와 M대
행정학 및 정치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박사학위를
따지 못한 채 94년 귀국한 그는 15대 국회의원 J씨의 입법보조원으로
정치권을 드나들었고, 서울 강남의 D무역회사 전무로 일했다.

그러나 이씨는 국회의원 J씨가 16대 총선 공천에 탈락하고, 회사가 98년
IMF체제 때 부도를 맞으면서 '알거지'가 돼 공원 등을 전전하며
노숙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미혼인 이씨는 경찰에서 "정부 고위공직자였던 형과의 불화로 가족과
담을 쌓고 살았다"며 "노숙자로 전락한 신세가 한탄스러워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물건을 훔쳤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씨에게 음주운전
벌금미납금 150만원을 내고 보증인을 내세울 것을 권유했으나 이씨는
"부탁할 사람도 없고, 있어도 자존심 때문에 차마 말할 수 없으니 그냥
구속하라"며 고개를 떨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