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전 미국에서 활동하는 유명한 한국인 소프라노가 모국 공연을
왔다가 급성후두염으로 공연을 취소하고 돌아간 일이 있었다. 이 일을
미국에서 활동하는 다른 한국인 소프라노에게 얘기했더니, 그녀의 얘기가
재미있었다.

"아마 그 소프라노가 한국을 잘 몰라서 그랬을 거예요. 서울에서 공연을
하려면 공연 며칠 전에 왔다가 후딱 해치우고 가야지, 일주일 전쯤 미리
왔다가는 목이 다 상해요. 서울 공기가 얼마나 나쁜데요." 결국 그
소프라노는 서울의 공기가 성악가의 목에 얼마나 나쁜지 모르고 미리
왔다가 결국 목이 상한 채 돌아갈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런 얘기를 웃으면서 들을 수 없는 게 요즘 서울의 공기다. 시내에
나가면 금방 머리가 아프고, 목이 잠기며 쉽게 피로해진다. 개인적으로
민감한 탓도 있겠지만, 서울의 공기는 목 건강이 어느 정도 좋지 않은
사람에게는 견딜 수 없을 정도다. 그런데도 환경부나 그 어느 정치인,
환경단체도 이 문제에 대해 제대로 거론하는 사람이 없는 것 같다.
곳곳에서 몰래 쓰레기를 태우고 밤이면 유독성 쓰레기까지 태우는데,
단속하거나 처벌하는 사람이 없다. 주부인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그런 사람을 볼 때 신고하는 것 뿐이다.

( 조은혜 38·주부·서울 관악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