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와 마이니치신문이 공동주최한 제 8회 한일 국제심포지엄이
'두개의 개최국, 하나의 월드컵'을 주제로 지난달 30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개최됐다. 심포지엄은 1부 '완벽한 준비, 최고의
월드컵'과 2부 '16강을 넘어서, 필승의 월드컵'으로 나눠 진행됐다.
한·일 전문가들이 발표고 토론한 내용을 요약, 정리했다.
◆ 조중연
한국축구는 최근 몇 년 동안 부진한 성적을 냈고, 그럴 때마다 근본
대책으로 유소년 축구 육성이 거론돼 왔다. 축구협회는 내년부터 중학교
저학년 지역 리그제를 시작으로 연령별 유소년 리그제를 본격 운영할
계획이다. 고등학교는 올해 주요 전국대회 예선전을 지역리그로 전환한
뒤, 2002년부터 리그제를 실시한다. 또 5개 지역별로 12부터 15세까지
연령별 우수선수를 뽑아 상비군을 구성하고, 이들을 지도할 외국인
우수코치도 영입한다. 프로구단에서도 연령별 유소년 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 모리 겐지
2002월드컵 성공의 핵심은 개최국이 얼마나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어떻게 16강에 올라갈 수 있을지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 그렇다고 어느 한 나라만 잘 하면 균형이 맞지
않는다. 일본과 한국이 서로 경쟁하면서도 함께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어야 한다.
일본팀은 98프랑스 대회 이후 2002년 월드컵에 대한 준비를 했다.
한국도 선의의 경쟁을 통해 동아시아 전체 축구 수준이 높아지도록
해야 한다.
◆ 이용수
최근 한국에서는 월드컵 주최국으로는 사상 처음 16강에 오르지 못하는
수모를 당할 지 모른다는 걱정이 팽배해 있다. 그러나 16강은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조만간 영입할 새 외국인 감독은 상대팀을 정확히 분석하고, 최고 선수를
선발해 한국팀의 전력을 극대화할 전술을 제시할 것이다.
이와 함께 축구협회는 우수선수, 특히 한국의 취약 포지션인 수비수들을
해외에 내보내 선진축구를 익히게 할 계획이다.
◆ 김태호
한 나라의 축구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은 그 나라의
축구문화를 체험해 보는 것이라고 한다. 2002년 월드컵은 세계의
축구문화를 체험하고 우리의 축구문화를 세계화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남을 이해하고 다른 팀을 배려하는 응원문화를 정착시켜 우리의
축구문화를 세계화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그런 정신에 입각해 '붉은 악마'는 월드컵 기간 중 서울과 대구 등
3~4개 개최도시에 '서포터스 밸리(sopporter's valley)'를 조성할
계획이다. 2002년은 축구 선진화의 토대가 돼야 한다.
◆ 가네다 누보토시
1978년부터 일본 대표로 뛰었다. 당시 한국 팀에서는 차범근, 김호곤,
조광래 선수 등이 활약했는데 워낙 실력이 좋아 내겐 선망의 대상이었다.
최근 들어 일본은 99세계청소년선수권 2위, 시드니올림픽 8강, 아시안컵
우승 등 좋은 성적을 내고 있어 기쁘다.
2002월드컵에서 브라질, 프랑스, 카메룬과 같은 조에 든다면 16강
진출은 힘겹다. 나이가 어려도 자신감 있는 선수들을 길러야 좋은 성적도
낼 것 같다.
◆ 우에다 아사히
초등학교 때 일본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일·한전을 봤다. 굉장한
응원전 벌어졌는데, 경기 후 응원단들이 들고 있던 국기가 쓰레기로
변했다. 그런데 한 한국인 아주머니가 쓰레기를 줍는 모습을 보고 큰
감동을 받았다. 서포터를 하면서도 그 때를 생각하고 있다.
많은 분들이 2002년 이후에는 일본과 한국의 역사가 바뀔 것이라고
말한다. 2002년은 최종 목표가 아니라 일본과 한국 축구를 세계 최강으로
도약 시킬 중간 다리다.
◆ 문동후
2002월드컵을 계기로 한일 양국은 21세기를 향한 새로운 파트너십을
구축해야 한다. 각 분야에서의 교류를 통해 미래지향적 협력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월드컵 준비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경기장 건설이다. 한국의 10개
개최도시는 FIFA의 기준과 요구에 부응하는 새 경기장을 내년 12월
완공을 목표로 건설 중이며, 현재 전체 평균 72%의 공정을 보이고 있다.
입장권 판매는 내년 2월쯤부터 FIFA의 해외판매, 일본 조직위의
국내판매와 동시에 시작할 예정이다.
선수단을 위한 전세항공기 운항과 셔틀버스 운행 등 교통 대책에도
차질이 없도록 준비중이다. 한국조직위(KOWOC)는 대회 기간중 1일 최대
수요가 7만∼10만 명으로 추산되는 숙박문제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 나가누마 겐
2002월드컵의 일·한 공동개최가 결정된 96년 5월31일, 일본의 유치
책임자로서 FIFA 회의가 열렸던 스위스의 취리히에 있었다. 당시 일본과
한국은 정말 공정하게 최선을 다했고, 어느 한쪽을 패자로 만들 수 없는
상황이었다.
"공동개최 결정은 일본과 한국이 손을 잡으라는 하늘의 뜻"이라는 말도
나왔다. 이후 일본과 한국은 진정한 파트너가 되었다.
일본과 한국은 동아시아 축구발전의 선도역을 맡았다. 월드컵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서는 대회의 완벽한 운영과 양국 대표팀이 좋은 성적이
필수적이다. 또 2002 월드컵은 일본과 한국에 있어 하나의 끝이 아닌
새로운 출발이라고 생각한다.
◆ 강상주
지구촌 축구 축제인 월드컵의 개최는 국가와 지역의 위상을 크게 변화
시킨다. 지역경제의 활성화와 도시 기반시설의 확충, 선진 문화의식 함양
등 지역 발전과 세계화에 기여하는 측면이 크다.
서귀포시에서는 제주 월드컵경기장을 차질 없이 건설하고 있다. 또 도로,
교통, 문화, 관광, 환경, 시민의식 등 8개 분야 74개 사업을 대상으로
4년간 총 1조8000억원을 투자하는 종합적인 월드컵 프로젝트를 마련하여
사업 추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서귀포시의 경기가 가장 성공적이고,
모범적인 대회로 평가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 박양우
2002년 월드컵 축구대회는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알리는 문화월드컵이자
관광선진화의 계기가 되는 관광월드컵으로 승화시켜야 한다. 또한 한국과
일본이 양국간 관광협력을 확대시킬 수 있는 좋은 계기다.
월드컵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것은 대회 기간 중
필요한 숙박시설 공급능력을 갖추는 것이다.
금강산 유람선을 활용한 한·일 크루즈 상품, 동경~서울 연계상품,
역사적 연고가 있는 관광지 상호 방문 상품 등의 개발을 적극 지원할
생각이다.
◆ 와타나베 마사히로
삿포로는 연간 6 의 눈이 내리는 지역으로, 월드컵 경기장도 이런
환경을 감안해 건설하고 있다.
일본의 월드컵경기장 및 기반 시설은 대부분 지방자치 단체의 예산으로
건설하고 있다. 삿포로 경기장은 시에서 출자해 만든 주식회사가
운영하는 점이 다른 곳과 다르다. 경제, 사회, 스포츠, 교육 등 각계
임원들로 구성된 조직이다.일본의 자치단체는 '풀뿌리 교류'를 중시하고
있다. 민간 교류를 통해 일본과 한국이 서로를 잘 이해하는 것이야말로
월드컵 성공의 기본이 될 것이다.
◆ 강성
2002월드컵은 최고의 대회가 돼야 한다. 공동 개최국인 한국과 일본에게
최고의 월드컵은 무엇일까. 공동개최는 한국과 일본이 과거의 역사를
뛰어 넘어 손을 잡을 수 있도록 하늘이 내려주신 기회라고 생각한다.
월드컵 후에도 한국과 일본이 공동개최의 정신을 계속 살려나가야,
공동개최를 결정했던 FIFA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한다. 한국과 일본간
광범위한 협조가 이뤄져야 하고, 공통 시스템을 갖추도록 노력해야 한다.
월드컵은 이 지역의 긴장완화와 안전보장, 남북의 화해와 공존에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