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혀 새로운 각도에서 인간을 바라본다는 것은 재미있는 일이다. 내
소설 '개미'가 한없이 낮은 바닥의 시선에서 인간을 봤다면 '천사의
제국'은 우리 머리 위에서 바라본 것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이번에 한국어로 번역된 '천사들의 제국'에
대해 자신감 있게 이야기 했다. 올 상반기에 프랑스에서 출간된 이
소설은 한동안 베스트셀러 선두를 차지하면서 그 동안 프랑스에서만
20만부가 나갔다.
그는 "'천사들의 제국' 외국어판본이 나온 것은 한국이
처음"이라며 "나는 내 소설이 한국에서 널리 읽히는 것에 대해 늘
놀라면서도 감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느 강이 흐르다가 운하를 형성하는 파리 북부 지역의 한
아파트에 살고 있다.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날 그를 찾아갔을 때 가장
놀라운 것은 그가 집안에서 신발을 벗고 산다는 것이었다. 그는
"한국인들은 서구인들과는 달리 늘 집에서 신발을 벗고 산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데 나도 그게 좋다"며 "나는 매주 100여통의 전자우편을
받는데, 그 중 10%는 한국 독자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사람들에게 일일이 답장을 해주지 못하는 것이 늘 마음에 걸리지만,
비서를 고용하지 않는 한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운하가 보이는 커다란 창 앞에 책상을 놓고 글을 쓴다.
운하보다는 거기에 정박해 있는 배들을 보는 것이 좋다고 한다. 그의
프랑스어 문체는 간결명료하면서 시각의 전복을 지향한다. 사실, 그의
소설적 상상력은 다분히 만화적이다. 당신은 어떻게 글쓰기의 소재를
찾는가라는 유치한 질문에 대해 그는 자신의 머리를 가리키면서 "모든
것은 내 머리 속에 저장되어 있다"며 "특히 주간지 '누벨
옵세르바퇴르'의 교학담당 기자로 일할 때 취재하면서 얻었던 경험들이
큰 자산"이라고 공개했다. 머리를 가리킨 그의 손가락은 다시 전면을
지향하면서 "지금 준비 중인 소설은 인간의 두뇌를 소재로 한
추리소설"이라며 "내년 4~5월 중 발표할 이 작품을 영화로도 만들
생각인데 혹시 한국의 영화제작자가 공동제작을 의뢰한다면 좋겠다"고
희망사항을 피력했다.
그는 "한국은 오랜 독재에서 벗어나 새롭게 융성하고 있기 때문에
신생국가와 같다"며 "물론 힘들겠지만 한국인들이 통일을 이루려는 그
노력을 TV뉴스를 통해서 보면서 늘 공감하는데, 특히 이산가족들의
상봉을 보면서 뭐라고 말할 수 없는 감동을 받는다"고 했다.
그는 올해 상반기에 출세작 '개미'를 비디오 게임으로 만들어
내놓았다. 소설의 기본 골격에 토대를 두면서 멀티미디어적인 스토리를
전개한 게임이다. 하지만 그는 멀티미디어시대를 맞은 문학에 대해 별
두려움이 없다. 그러면서 그는 "내가 꿈을 꾸는 한 모든 것은
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