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에서 '권노갑 2선 퇴진론'이 일파만파로 번지는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이 싸움이 민주당내 시국 인식 차이가 극명한
신·구세력간 대결의 성격을 갖고 있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결과적으로 차기 대권후보 싸움에 연결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권 최고위원을 중심으로 한 오랜 동교동 세력은 김대중 대통령을 향한
충성심으로 뭉친 세력이다. 작년 5월 개각 이후 당과 정부의 전면 혹은
측면에서 국정운영을 해온 이들은 '위기 국면일수록 친위세력들의
역할이 더 커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정동영 최고위원을 중심으로 한 소장세력이나 김근태 최고위원을
중심으로 한 재야파들은 '친위세력을 중심으로 한 국정운영에는 한계가
있고 폐해까지도 유발시킬 수 있는 만큼, 임기 후반에 이런 폐해들이
정권에 더 큰 부담이 되기 전에 2선으로 후퇴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번 파동후 이인제 최고위원이 권 최고위원을 옹호하고, 권
최고위원측은 '소장파들의 배후에 동교동계의 소수파 리더격인 한화갑
최고위원이 있다'고 지목하고 나선 대목은, 이번 게임이 결국 대선후보
싸움으로 연결될 것임을 보여준다.

차기 대선후보를 노리는 한화갑 최고위원 진영은 8월 전당대회
직후부터 줄곧 당4역 개편 등을 주장해온 게 사실이다. 지난 11월
20일에는 한 최고위원이 직접 당정쇄신론을 제기했다. 그러나 권
최고위원측은 이에 완강히 버텨왔다. 당정쇄신론에 대해 "내년에 가서
보자"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정, 김 최고위원의 행동을 한 최고위원의 '배후 조종'에 의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는 지적도 많다. 정, 김 최고위원도 차기 대선후보에
도전, 한 최고위원과 경쟁할 것으로 알려져 있는 탓이다.

양측의 세력 분포는 명확하지 않다. 12명의 최고위원중 권, 이, 정,
김, 한 최고위원 5명을 제외한 나머지 7명은 아직은 중도쪽이다. 여권내
권력지도는 이번 싸움의 결과에 따라 다시 그려지게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