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드컵대표팀 첫 외국인 사령탑 네덜란드 구스 히딩크 감독 ##
외국인 지도자로는 사상 처음으로 한국 월드컵대표팀을 맡게 된
네덜란드의 구스 히딩크(54)감독은 좌초 위기에 빠진 한국 축구에 새로운
희망을 줄 수 있을까.
90년 독일의 크라머 감독과 95년 러시아의 비쇼베츠 감독이
올림픽대표팀을 2년씩 맡은 적이 있지만 히딩크는 한국 월드컵대표팀
감독으로는 첫 외국인 지도자여서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드니올림픽 예선 탈락과 아시안 컵 부진, 16세와 19세 청소년
축구대표팀의 잇따른 아시아 예선 탈락으로 2000년은 한국 축구사에
기억하고 싶지 않은 한해로 남게 됐다. 2002년 월드컵을 공동 개최하는
일본은 한국이 부진했던 모든 대회에서 승승장구하는 약진을 거듭해
위기감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구스 히딩크 감독에겐 '미운 오리' 신세가 된 한국 축구를 1년반 만에
월드컵 16강에 오를 수 있는 '백조'로 변신시켜야 할 마술사의 임무가
주어진 것이다.
히딩크 감독은 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한국축구와 첫 인연을 맺었다.
한국 축구팬에겐 악연에 가까운 첫 만남이었다. 당시 히딩크가 이끌던
네덜란드 대표팀은 한국 골네트를 유린하며 5 대 0 대승을 거두었다.
히딩크는 골을 넣을 때마다 환호했고, 그때마다 고개를 숙였던 차범근
당시 대표팀 감독은 네덜란드전 이후 전격 경질되는 아픔을 겪었다.
그런 히딩크가 중병에 빠진 한국 축구의 회생을 맡게 된 것은 승부
세계의 아이러니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히딩크는 60년대 말 프랑스 1부리그 리옹과 네덜란드의 PSV 아인트호벤
등에서 미드필더로 뛰었으며 잠시 대표팀에 뽑히기도 했으나 화려한
선수생활은 하지 못했다.
히딩크가 빛을 보기 시작한 것은 85년 네덜란드의 PSV 아인트호벤
감독을 맡으면서다.
히딩크는 부임 첫해인 85~86 시즌부터 88~89시즌까지 팀을 4연속 리그
챔피언으로 끌어올렸고, 88년에는 네덜란드리그와 FA(축구협회)컵, 유럽
챔피언스리그 등 3개 타이틀을 동시에 석권해 세계적인 지도자 반열에
올랐다.
히딩크는 95년 네덜란드 대표팀 감독에 취임하면서 축구 인생의 절정에
올랐다.
당시 네덜란드 축구 대표팀은 유럽 최고의 스트라이커 베르캄프와 신예
골잡이 클루이베르트, 천재 미드필더인 세도르프와 다비즈, 100 를
10초대에 주파하는 오베르마르스 등 호화 멤버를 자랑했지만 백인
선수들과 흑인 선수들의 갈등으로 유럽에서도 중위권에 그치는 수준에
머물렀다.
무뚝뚝한 표정에 콧수염을 기른 그는 마치 악동들을 다루는 데 이골이
난 선생님처럼 반목을 거듭하던 선수들을 장악하기 시작했다. 선수들과
끊임없이 대화했고, 특히 실력에 비해 푸대접을 받고 있다는 피해 의식이
적지 않았던 흑인 선수들을 다독거렸다. 친화력 못지않게 그는 전술에도
해박한 지도자다. 그는 4명의 일자 수비를 세우는 4-4-2 포메이션을
기본으로 하면서도 상황에 따라 수시로 공격과 수비에 변화를 주는
창의적인 경기 운영을 선호한다. 유럽 특유의 빠른 측면 돌파와 섬세한
중앙 돌파를 혼합해 네덜란드는 세계 최강의 공격력을 지닌 팀이란
찬사를 받았다.
네덜란드는 프랑스 월드컵 예선에서 라이벌 벨기에를 두 번이나 대파하며
조 1위로 통과했고, 본선에서도 승승장구했다. 프랑스 월드컵 본선
명승부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8강전에서 아르헨티나를 2 대 1로 꺾고
4강에 올랐다. 4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브라질에 졌지만 경기 내용에선
오히려 앞섰다는 평가를 받았다.
히딩크는 프랑스 월드컵 후 스페인의 명문 레알 마드리드와 레알
베티스를 맡았으나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한 뒤 지난 5월부터는 네덜란드
유소년분과를 맡고 있다.
대한 축구협회는 구스 히딩크 감독에게 최상의 대우를 해줄 예정이다.
국제 관례상 정확한 액수는 밝히지 않고 있으나 연봉은 100만달러
선이며, 2002 월드컵에서 한국이 16강 이상의 성적을 올릴 경우엔
100만달러 이상의 성과급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히딩크는 코치 1명과 피지컬 트레이너 1명을 함께 데려올 예정이며,
허정무 전 대표팀 감독에게 기술자문역을 맡아줄 것을 요청했다. 히딩크
감독은 12월 20일 일본에서 열리는 한국과 일본 대표팀의 친선 경기를
관전한 뒤 본격적으로 한국 벤치에 앉게 된다.
팀내 불화에 시달리던 네덜란드 대표팀을 맡아 세계 최강으로 변모시켰던
구스 히딩크 감독이 한국 축구도 '백조'로 변신시킬 수 있기를 축구
팬들은 기대하고 있다.
◇구스 히딩크 약력
1946년 네덜란드 출생
67년~81년 선수생활
85년 PSV 아인트호벤 감독
86년~89년 PSV아인트호벤 네덜란드 리그 4연패
88년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
95년~98년 네덜란드대표팀 감독
99년 레알 마드리드 감독
2000년 레알 베티스 감독
2000년 5월 네덜란드 축구협회 유소년 분과 지도